“일사량 세계 2위, 일하기 가혹하지만 리튬농축 최적지”

권도경 기자 2026. 8. 2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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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400조 원을 웃도는 리튬 보고(寶庫).'

19일(현지시간) 한국에서 항공편을 네 차례 갈아타며 약 1만9000㎞를 날아가 도착한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鹽湖)는 생물이 살 수 없는 안데스산맥 해발 4000m 고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

서석종 포스코아르헨티나 건설인프라실장은 "이곳 일사량이 전 세계 2위 수준인데, 일하는 사람에겐 가혹하지만 리튬을 농축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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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헨 해발 4000m 염호 가보니
포스코, 8년 개발거쳐 흑자전환
전자부품 ‘하얀 황금’으로 불려
매장량 414조·서울 면적 절반
염전처럼 호숫물 증발시켜 생산
아르헨티나 북서쪽 살타주에 있는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일대에 염수를 자연 증발로 농축하는 폰드(인공 연못)가 펼쳐져 있다. 포스코홀딩스 제공

살타(아르헨티나)=권도경 기자

‘시가 400조 원을 웃도는 리튬 보고(寶庫).’

19일(현지시간) 한국에서 항공편을 네 차례 갈아타며 약 1만9000㎞를 날아가 도착한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鹽湖)는 생물이 살 수 없는 안데스산맥 해발 4000m 고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 스페인어로 ‘죽은 남자’라고 불리는 불모지이지만, 염호에는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쓰이는 핵심 소재로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이 엄청나게 녹아 있다.

이 염호는 볼리비아·칠레와 인접한 ‘리튬 트라이앵글’에 있다. 전 세계 리튬의 65%가 묻혀있는 곳이다. 리튬은 전 세계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불붙으면서 각국이 ‘자원전쟁’을 벌이는 광물이다. 포스코가 리튬 개발 프로젝트에 ‘살 데 오르(황금소금)’란 명칭을 붙인 이유다.

포스코는 2018년 염호 광권을 약 2억8000만 달러에 샀다. 지난 4월엔 옴브레 무에르토 노스 염호 광권을 약 6500만 달러에 추가 인수했다. 현재 포스코가 확보한 염호 광권은 총 287㎢(8681만 평)로 서울 한강 이남 11개구와 맞먹는 면적(서울 전체 면적의 47%)이다. 매장된 리튬은 약 1500만t이다. 상공정 1·2공장의 연간 생산능력(5만t)을 감안하면 100년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현 시세는 t당 2만 달러로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3000억 달러(약 414조 원) 규모다.

포스코 아르헨티나 1공장 전경. 포스코홀딩스 제공

간이공항에 내린 후 차를 달리자 에매랄드빛 폰드(인공 연못)들이 펼쳐졌다. 폰드 면적만 8.92㎢(270만 평)로, 여의도 면적의 약 3배이자 축구장 1250개를 합친 크기다. 이곳 염수엔 ℓ당 리튬 921㎎이 들어 있다. 리튬 농도가 높을수록 많은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만큼 원가 경쟁에서 유리하다. 박현 포스코아르헨티나 법인장은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는 아르헨티나에서도 저장량이 많은 곳인데, 전 세계에서 칠레 염호에 이어 두 번째로 양질의 고농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튬 추출 과정은 염전에서 소금을 생산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최대 600m 지하에서 끌어올린 염수를 폰드에서 4개월 이상 햇볕에 노출해 물을 증발시켜 리튬 농도를 진하게 만든다. 농축된 염수는 공장에서 인산리튬으로 가공된다. 이후 정제 과정을 거쳐 배터리용 수산화리튬이 된다. 서석종 포스코아르헨티나 건설인프라실장은 “이곳 일사량이 전 세계 2위 수준인데, 일하는 사람에겐 가혹하지만 리튬을 농축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물도 전기도 없던 황무지에서 맨손으로 일군 사업은 결과로 입증했다. 포스코는 지난 2024년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수산화리튬 1공장을 준공해 국내 최초로 해외 염수 리튬 상업 생산 시대를 열었다. 올해 포스코아르헨티나는 분기 흑자 전환에 이어 1단계 가동률 100%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2공장도 연내 준공 예정이다. 포스코는 3·4 공장 투자도 조기 추진해 2033년까지 염수리튬 10만t 생산 체제를 완성할 계획이다.

권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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