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새벽 2시 벙커 작업, 선수 보호 쿨링타임까지…최등규 회장이 서원밸리 꿈나무 대회에 정성을 들이는 이유

김종석 기자 2026. 8. 2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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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2시. 제30회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2라운드 첫 조가 출발하기 전 코스를 다시 한번 대회용으로 다듬기 위해서였습니다.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의 이름을 건 대회인 만큼 어린 선수들이 프로대회에 버금가는 코스를 경험하게 하자는 취지였습니다.

강형모 대한골프협회(KGA) 회장은 "최등규 회장의 지시로 발전기금을 4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늘렸고, 코스 상태도 프로대회 수준으로 신경을 많이 써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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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영업 병행한 한여름 찜통더위에도 그린 스피드 3.2m
정석천 대표 “모든 대회 손끝 정성으로”…방역·선수 휴식까지 세심하게
발전 기금 4000만→5000만 원 증액·선수 식사 무료…프로대회급 환경 제공
자수성가한 키다리 아저씨…서원밸리·서원힐스로 골프 저변 확대·나눔 실천
제30회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2라운드를 앞두고 서원밸리CC 직원들이 조명을 밝힌 채 새벽 그린 관리 작업을 하고 있다. 대보그룹 제공

26일 오전 2시.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CC는 이미 하루가 시작됐습니다. 벙커 정리를 시작으로 오전 3시 그린 예지, 4시 30분 그린 롤링과 청소, 5시 30분에는 홀 세팅과 홀컵 페인팅까지 이어졌습니다. 제30회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2라운드 첫 조가 출발하기 전 코스를 다시 한번 대회용으로 다듬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린 스피드는 3.2m에 맞췄습니다. 그린 예고 3.5㎜, 티잉 구역 14㎜, 페어웨이는 16㎜였습니다. 볼 마크와 스파이크 자국을 손보고 잔디가 상한 부분도 보식했습니다. 한여름 고온다습한 날씨에다 대회를 위해 코스를 장기간 닫아둔 것도 아닙니다. 평소 일반 영업을 이어가면서 대회 코스를 만들어야 했기에 더 많은 손길이 필요했습니다.

지난해 여자부 우승자 박서진이 제30회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주최 측이 마련한 기념품 꾸러미를 들고 웃고 있다. 대보그룹 제공

현장을 책임지는 정석천 서원밸리 대표가 강조한 것도 이런 디테일이었습니다.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의 이름을 건 대회인 만큼 어린 선수들이 프로대회에 버금가는 코스를 경험하게 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여름철 날파리 등 해충이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도록 방역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찜통더위 속에서는 선수 보호를 위해 쿨링타임을 운영해 스타트하우스나 그늘집에서 잠시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정 대표는 "모든 대회는 손끝 정성으로 준비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새벽 2시부터 이어진 코스 작업은 그 말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좋은 대회는 잘 깎은 잔디만으로 완성되는 게 아니라 선수들이 코스 밖 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까지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원은 코스 밖에서도 이어집니다. 강형모 대한골프협회(KGA) 회장은 "최등규 회장의 지시로 발전기금을 4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늘렸고, 코스 상태도 프로대회 수준으로 신경을 많이 써준다"고 말했습니다. 대회 기간 선수들에게는 뷔페식 식사도 무료로 제공합니다. 성장기 선수들이 식사나 비용 부담을 덜고 경기에만 집중하도록 하자는 배려입니다.

지난해 제29회 대회 시상식에서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과 강형모 대한골프협회 회장, 입상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골프협회 제공

한국 골프 스타들이 거쳐 간 무대

매일경제신문사와 대보그룹이 공동 주최하고 대한골프협회(KGA·회장 강형모)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1997년 출범한 한국 골프의 대표적인 유망주 등용문입니다. 대보그룹은 2014년 제18회 대회에 '대보그룹배' 타이틀을 걸고 서원힐스에서 대회를 열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습니다. 2016년까지 3년간 대보그룹배로 이어졌고, 2024년부터는 '최등규배'로 서원밸리에서 다시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고진영, 김세영, 김효주, 신지애, 유소연, 이경훈, 임희정, 황유민 등 수많은 스타가 이 무대를 거쳤습니다. 지난해 우승한 박건웅과 박서진은 올해 국가대표가 됐습니다.

 올해도 새로운 이름들이 그 계보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1라운드에서는 중학교 3학년 이혁준(광주 숭일중)과 국가대표 김규빈(학산여고)이 나란히 8언더파 64타로 각각 남녀부 선두에 올랐습니다. 빠르게 세팅된 그린에서도 두 선수는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습니다. 김규빈은 지난해 12월 2025 폰독인다 인터내셔널 주니어 여자부 우승자입니다.

맨손으로 일군 기업, 골프의 문을 넓히다

 최 회장은 대표적인 자수성가 기업인입니다. 고교 졸업 뒤 서울로 올라와 껌과 신문을 팔고 학원과 독서실에서 일하며 종잣돈을 모았습니다. 사업 실패라는 큰 고비도 겪었지만, 관급 건설공사를 발판으로 재기해 1981년 대보실업을 세웠고 건설·유통·정보통신·레저 등을 아우르는 대보그룹으로 키웠습니다.

경기 파주 서원밸리CC 전경. 대보그룹은 서원밸리 18홀과 대중제 서원힐스 27홀 등 모두 45홀을 운영하고 있다. 서원밸리CC 제공

그가 골프에서 해온 일은 골프장 운영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대보그룹은 파주에서 회원제 서원밸리 18홀과 대중제 서원힐스 27홀 등 45홀을 운영하며 프로대회부터 아마추어와 주니어 대회까지 다양한 무대를 제공해 왔습니다. 대중제 서원힐스를 통해 일반 골퍼들의 접근성을 넓힌 것도 골프 저변 확대의 한 축입니다.

 이번 대회 남자부 우승자에게는 내년 GS칼텍스 매경오픈, 여자부 우승자에게는 올해 대보 하우스디 챔피언십과 내년 MBN 여자오픈 출전권이 주어집니다. 아마추어 유망주가 프로 무대를 미리 경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사다리입니다.

 새벽 2시 코스 작업부터 발전 기금 증액, 무료 식사와 쿨링타임까지. 유망주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경쟁하고 한국 골프를 이끌 재목으로 성장할 경험을 쌓도록 하는 것. 최등규 회장이 골프에서 넓히려는 것은 자신의 이름보다 다음 세대가 딛고 설 무대에 가깝습니다.

김종석 채널A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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