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위성 많이 쏘는 시대 끝났다”…kt sat, 32년 관제 노하우로 ‘멀티오빗’ 승부수

윤정훈 2026. 8. 2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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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을 많이 보유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다양한 궤도의 위성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하느냐입니다."

지난 25일 경기 용인시 kt sat 위성관제센터에서 만난 김기영 kt sat 위성관제본부 팀장은 위성 산업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1994년 용인위성관제센터를 연 이후 지구에서 약 3만6000㎞ 떨어진 정지궤도(GEO) 위성을 24시간 365일 관제해왔다. 용인과 대전 관제센터를 이원화해 위성체 상태 감시와 제어, 궤도·자세 관리, 위성망 품질 관리 등 운용 전반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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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간 3만6000㎞ 밖 정지궤도 위성 5기 24시간 365일 직접 관제
궤도·자세 제어부터 충돌 회피까지…축적된 위성 운영 노하우
설계수명 끝난 무궁화6호 180도 뒤집어 오세아니아 시장으로 재배치
GEO 관제 경험 바탕으로 수천기 LEO·6G NTN까지 ‘멀티오빗’ 확장

[용인(경기)=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위성을 많이 보유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다양한 궤도의 위성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하느냐입니다.”

25일 경기 용인시 kt sat 용인관제센터에서 접시형 안테나의 방위각 조정을 시연하고 있다.(사진=KT SAT)

지난 25일 경기 용인시 kt sat 위성관제센터에서 만난 김기영 kt sat 위성관제본부 팀장은 위성 산업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과거에는 누가 더 많은 위성을 만들어 쏘아 올리느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수백~수천기의 위성이 하나의 네트워크를 이루는 ‘멀티 오빗’ 시대인 만큼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서비스로 연결하냐가 핵심이라는 뜻이다.

kt sat이 자신감을 갖는 이유는 32년간 축적한 ‘운영 경험’이다. 1994년 용인위성관제센터를 연 이후 지구에서 약 3만6000㎞ 떨어진 정지궤도(GEO) 위성을 24시간 365일 관제해왔다. 현재 무궁화위성 K5, K6, K7, K5A, K6A까지 총 5기를 직접 관리하고 있다. 용인과 대전 관제센터를 이원화해 위성체 상태 감시와 제어, 궤도·자세 관리, 위성망 품질 관리 등 운용 전반을 맡고 있다.

3만6000㎞ 밖 위성, ‘멈춰 있는 것처럼’ 관리

이날 관제센터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대형 관제 안테나였다. 지상에 설치된 거대한 접시형 안테나가 우주를 향해 움직이며 신호를 주고받는다. 센터 측은 4.6m 접시형 안테나가 실제로 방위각을 조정하며 움직이는 모습도 시연했다.

용인센터의 역할은 단순히 위성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위성이 보내오는 원격측정 데이터와 알림 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궤도를 분석해 기동 계획을 세운다. 태양폭풍이나 지자기 교란 등 우주환경 변화에도 대응한다.

무궁화위성 7호와 5호A에는 kt sat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국산화한 비행역학 서브시스템(FDS)이 적용됐다.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위성의 궤도를 분석·예측할 수 있는 체계를 확보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25일 경기 용인시 kt sat 용인관제센터 내 전시관에서 kt sat 위성관제본부 이훈철 본부장이 위성 관제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kt sat)
32년 관제 경험이 단순한 ‘유지·보수’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무궁화위성 6호다. 2010년 발사된 무궁화 6호는 2025년 15년의 설계수명이 끝났다. 일반적으로 설계수명이 종료된 위성은 폐기 수순을 밟지만 kt sat은 새로운 활용처를 찾았다.

기존 고객 서비스를 신규 위성인 무궁화 6A로 이전한 뒤 6호의 지구 방향을 바라보는 기준으로 몸통을 180도 뒤집는 ‘플립 기동’을 수행했다. 이후 서비스 지역에 맞춰 궤도를 재배치해 남반구인 오세아니아 시장에 진출했다.

김 팀장은 “설계수명이 끝난 위성을 단순 폐기하는 대신 관제와 엔지니어링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시장과 자산가치를 만들어냈다”며 “자세 제어와 궤도 운용은 물론 위성체와 탑재체 실시간 모니터링, 전력과 열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고난도 엔지니어링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kt sat은 자체 위성의 성능 고도화에도 나선다. 현재 신규 개발 중인 케이티샛 9호(K9)에 고처리량위성(HTS·High Throughput Satellite) 기술을 적용해 효율성을 계획이다.

HTS는 넓은 지역을 하나의 큰 빔으로 덮는 기존 방식과 달리 통신 영역을 여러 개의 작은 ‘스팟빔’으로 나누는 기술이다. 각각의 스팟빔에서 같은 주파수를 반복 사용할 수 있어 제한된 주파수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데이터 처리량을 높일 수 있다.

kt sat이 다음 목표로 삼은 것은 저궤도(LEO)다. 스타링크를 운영하는 스페이스X처럼 위성 제작부터 발사, 서비스까지 직접 수행하는 수직계열화 모델과 달리 kt sat은 기존 정지궤도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궤도의 위성을 조합해 서비스하는 ‘멀티오빗 서비스 오퍼레이터’를 지향한다.

LEO는 GEO와 달리 위성이 빠르게 이동한다. 하나의 위성이 지나가면 다음 위성이 이어지는 구조여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수백~수천기의 위성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kt sat은 이 과정에서 기존 GEO 관제 경험을 기반으로 △군집위성 자동 운용 △위성군 상태·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관리 △대규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자동화 등의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관제 소프트웨어 기술의 내재화가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kt SAT이 관제 시스템(TT&C)을 국산화하고 자체 개발해온 만큼 이를 다수의 위성을 관리하는 체계로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백기의 위성을 사람이 기존 방식대로 일일이 관리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자동화와 AI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국산화된 관제 소프트웨어는 2017년부터 실제 운용에 활용되고 있다.

글로벌 위성사업자의 국내 시장 공략이 본격화하면서 KT그룹 내부의 위성사업 재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거 김영섭 대표 체제에서 검토됐던 kt스카이라이프와 kt sat 간 합병 논의가 박윤영 대표 체제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링크 등 글로벌 사업자에 맞서 KT그룹 차원에서 위성사업의 체질을 바꾸는 방안으로도 볼 수 있다.

25일 경기 용인시 kt sat 용인관제센터에서 kt sat 위성관제본부 김기영 팀장이 kt sat의 관제 역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kt sat)
‘위성망+지상망’ 묶는 6G 시대 준비

KT는 2030년 이후 올 6G 시대를 앞두고 위성망과 지상망을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운영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반복적인 관제 업무를 AI로 자동화하고 대규모 위성군의 이상징후 탐지와 충돌회피 등으로 자동화 범위를 확대한다. KT그룹의 이동통신·AI·클라우드 역량과 kt sat의 위성 관제 경험을 결합해 우주와 지상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최성호 kt sat 기술총괄(전무)은 “32년간 우주만을 바라본 kt sat의 용인센터는 수없이 축적된 우주 데이터와 실제 운용에서 비롯된 경험과 노하우들로 글로벌 수준의 관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며 “이 같은 독보적 관제 역량을 LEO, 6G NTN(비지상네트워크) 등 미래 위성기술에 적용해 전 세계에 k-위성의 높은 위상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KT의 멀티오빗 전략(사진=챗GPT)

윤정훈 (yunrigh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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