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천재 데려오라는 대표님 어쩌죠?”…리더를 바꾸는게 빠르다는데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2026. 8. 26.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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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직접 만드는 기업은 소수입니다. 대부분은 AI를 가져다 쓰게 됩니다. 그러니 그 AI를 무기로 바꿔낼 리더가 있느냐가 진짜 승부처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70여 개국 시장에서 최고경영진(C레벨)과 주요 임원을 찾아주고 리더십을 컨설팅해주는 기업 하이드릭앤스트러글스(H&S). 7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이 회사의 톰 모너핸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를 최근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만났다.

실제로 H&S 조사에서 AI가 현재 자사에 경쟁 우위를 주고 있다고 답한 전 세계 CEO·이사회 임원은 24%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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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자문 명가 ‘H&S’ 톰 모너핸 CEO
AI 신모델 홍수…돈내고 쓰는게 효율적
역량 끌어내고 경쟁우위 만들 리더 필요
톰 모너핸 CEO [김재훈 기자]
“인공지능(AI)을 직접 만드는 기업은 소수입니다. 대부분은 AI를 가져다 쓰게 됩니다. 그러니 그 AI를 무기로 바꿔낼 리더가 있느냐가 진짜 승부처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70여 개국 시장에서 최고경영진(C레벨)과 주요 임원을 찾아주고 리더십을 컨설팅해주는 기업 하이드릭앤스트러글스(H&S). 7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이 회사의 톰 모너핸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를 최근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AI 신모델이 쏟아지는 지금, 승부는 ‘AI를 얼마나 빨리 들여왔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조직의 경쟁 우위로 바꿔낼 리더가 있느냐’에서 갈린다고 진단했다.

H&S는 해외 유수의 빅테크, 소비재 대기업부터 국내 대표 플랫폼·전자 기업까지 주요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것은 1999년이다.

◆ “앞서간다지만 실은 후퇴”

모너핸 CEO는 최근 글로벌 AI 시장을 두고 ‘후퇴론’을 꺼냈다. 쏟아지는 새 모델과 에이전트(사람 대신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AI)에 정신이 팔려 겉으로는 다들 앞서가는 듯 보여도 실은 정체하거나 뒷걸음치는 기업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기업이 AI로 실험을 하다가 생산성을 높이는 단계로 갔지만, 지금은 새 모델이 우후죽순 쏟아지면서 다시 실험 단계로 돌아간 곳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AI 여정을 세 단계로 나눴다. 들뜬 실험이 첫 단계, 대다수가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둘째 단계, 기존 역량과 새 기술을 결합해 ‘나만의 경쟁 우위’를 만들어내는 것이 셋째 단계다. 그는 “마지막 단계에 가려면 전략과 업무 방식, 문화 그리고 리더까지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중국을 축으로 ‘AI 기술 천재’ 쟁탈전이 뜨겁지만, 그는 대다수 기업의 진짜 병목은 다른 데 있다고 봤다. 기업이 AI 역량을 확보하는 길은 기술 인재에게 파격 보상을 안기거나 작은 기업을 통째로 인수하거나 사내 역량을 이끌어낼 리더를 찾는 세 갈래로 나뉜다. 그는 “우리가 더 자주 목격하는 것은 기술 인재 그 자체가 아니라 이미 사내에 있는 역량을 최대로 끌어낼 리더를 찾는 일”이라고 말했다. 프런티어 모델(자체 개발한 최고 성능의 초거대 AI)급 투자는 아무나 못 하는 만큼 ‘이미 가진 AI를 얼마나 잘 쓰느냐’로 승부가 옮겨간다는 논리다.

톰 모너핸 CEO [김재훈 기자]
◆ “차별화할 사람을 찾아라”

평가 잣대도 달라졌다. 그는 “AI 리터러시(AI를 이해하고 다루는 기본 소양)는 이제 기본이 됐다”며 “고객이 찾는 임원은 그 소양을 조직의 경쟁 우위로 바꿔줄 사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H&S 조사에서 AI가 현재 자사에 경쟁 우위를 주고 있다고 답한 전 세계 CEO·이사회 임원은 24%에 그쳤다. 도입 열풍에 비하면 성과를 체감하는 곳은 아직 넷 중 하나뿐인 셈이다.

임원 수요의 지형도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따라 출렁이고 있다. 그는 미국의 통상 압박을 계기로 정부·규제당국과의 관계를 관리할 ‘대관 임원’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H&S도 올해 관련 서비스를 새로 선보였다고 했다. AI로 커진 고용 불안을 다룰 최고인사책임자(CHRO), 공급망 리스크를 관리할 최고공급망책임자 등 사실상 전 분야 C레벨 수요가 함께 높아졌다.

그렇다면 이런 자리에 맞는 리더의 조건은 무엇일까. 그는 호기심, 적응력, 사내 전문성을 AI와 결합해내는 능력을 꼽았다. 그는 “2년 뒤 AI로 어느 분야가 가장 앞설지 맞힐 수 있다고 말하는 리더는 틀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정답을 미리 아는 능력보다 계속 배우고 바꿔 나가는 태도가 핵심이라고 했다. 여기에 베이비부머부터 Z세대까지 여러 세대가 한 일터에서 일하는 만큼 세대와 시장의 경계를 넘나들며 융합할 수 있는 리더십도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한국 기업을 향한 당부도 분명했다. 프런티어 모델을 둘러싼 막대한 투자 경쟁에 끼어들기는 쉽지 않지만, 승부의 무게중심이 ‘AI를 얼마나 잘 쓰느냐’로 옮겨간다면 기존 산업에서 쌓은 전문성에 AI를 결합할 리더로 승산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외국인 임원을 영입해놓고 안착을 방치하는 관행도 꼬집었다. 그는 “외국인 리더를 데려오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며 “이들이 조직에 연착륙하도록 돕는 지원이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후보들이 링크트인 등으로 한국 기업을 거꾸로 검증하는 시대인 만큼 영입 못지않게 안착에 공들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고민서 기자·사진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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