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성과급 주식보다 현금” 하이닉스 노조, 자사주 합의안 부결

이민아 기자 2026. 8. 26.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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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노사가 마련한 2026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전임직(생산직) 노조 찬반투표에서 불과 25표 차로 부결됐다.

올해 성과급으로 1인당 평균 7억 원이 예상되는 가운데, 성과급의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에 반대표를 던진 노조원이 더 많았던 것이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주가가 고점 대비 하락한 상황에서 수억 원대 성과급의 현금 지급 여부를 두고 진통이 이어지는 것을 놓고, 회사가 주주 이익보다 임직원 보상에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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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안 반대 7535표-찬성 7510표
주가 하락 변동성 우려에 반발 커
제조업 전반 ‘N% 성과급’ 갈등 번져
포스코-HD현대重 등 쟁의 움직임
성과급의 60%를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한 SK하이닉스 노사의 2026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안이 노조 투표에서 부결된 25일 오후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직원들이 퇴근하는 모습. 이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SK하이닉스 노사가 마련한 2026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전임직(생산직) 노조 찬반투표에서 불과 25표 차로 부결됐다.

올해 성과급으로 1인당 평균 7억 원이 예상되는 가운데, 성과급의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에 반대표를 던진 노조원이 더 많았던 것이다. 변동성 높은 주식보다 기존 약속대로 현금 지급을 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노사는 또다시 재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주가가 고점 대비 하락하고 대미 투자 압박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둘러싼 진통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성과급 60% 자사주’ 놓고 25표 차 부결

25일 SK하이닉스 전임직 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마감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 반대 7535표(50.08%), 찬성 7510표(49.92%)로 합의안이 부결됐다. 전체 조합원 1만6083명 가운데 1만5045명이 참여해 투표율은 93.81%였다.

지난해 노사는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체제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노사는 올해 6월부터 두 달여의 협상을 통해 이 틀은 유지하되 성과급 지급 방식을 일부 변경하기로 했다. 임금을 6.3% 인상함과 더불어 PS의 40%를 현금으로, 나머지 60%를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한 것.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자사주 60% 가운데 40%는 당해 지급해 즉시 매도할 수 있고, 나머지 20%는 1년 후 10% 2년 후 10%씩 지급한다. 또 올해는 한시적으로 수령할 수 있는 자사주의 3분의 2인 40%까지 현금으로 선택할 수 있어 최대 80%까지 현금으로 받을 수 있게끔 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주가 하락에 대비한 장치 등도 마련하면서 합의안이 가결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지급 주식 수를 정할 때도 실적 공시일, PS 현금 지급일, 주식 지급일 종가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마련한 성과급 지급 방식을 1년 만에 변경한 데다 현금 대신 변동성이 있는 주식으로 받는 데 대한 반발이 적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250조 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업이익의 10%를 PS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한 노사 합의를 바탕으로 단순 계산하면 한 사람당 평균 PS는 세전 7억 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수억 원대 성과급을 현금으로 달라는 목소리가 잠정합의안을 부결시킬 정도로 컸던 셈이다.

전임 노조와 달리 기술사무직 노조는 이날 오후로 마감된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66%로 잠정합의안을 가결시켰다. 다만 기술사무직 노조 조합원은 1000명 안팎으로 전임직 노조보다 훨씬 규모가 작고 별도로 교섭이 진행되는 만큼, 사무직 노조 투표 결과가 전임직 노조와의 재협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재계 곳곳에서 성과급 진통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정하며 재계의 ‘N% 성과급’ 요구에 불을 붙인 SK하이닉스가 1년 만에 성과급 지급 방식을 놓고 다시 갈등을 겪는 데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주가가 고점 대비 하락한 상황에서 수억 원대 성과급의 현금 지급 여부를 두고 진통이 이어지는 것을 놓고, 회사가 주주 이익보다 임직원 보상에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삼성전자 노사도 지난해 12월 협상을 시작해 총파업 예고 하루 전인 5월 20일에야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평균 임금을 6.2% 인상하고 반도체(DS)부문에 해당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했다.

보상에 대한 눈높이가 올라가자 제조업 전반으로 성과급 갈등이 번지는 양상이다. 포스코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하고 9월 창사 이래 첫 부분파업을 검토 중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도 ‘영업이익 최소 30% 성과 공유’ 등을 요구하며 25일부터 27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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