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터뷰]횡성 산기슭에 문학관 연 황학주시인

오석기 기자 2026. 8. 26.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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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서정시의 독창적인 지평을 열어온 황학주(72·사진) 시인의 삶과 문학적 자산을 집대성한 공간이 횡성 청태산 자락에 문을 열었다.

황 시인은 문학관 개관에 대해 "나그네처럼 사는 나에게 문학관 건립이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며 "다만 내가 어딘가에 기록돼 있고 일부가 남아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이곳을 찾는 여행자나 해밀리포레스트에 머무는 기도하는 사람들, 그리고 IDS국제학교 학생들이 잠시 쉬어가며 영감을 얻는 작은 안식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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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40년의 발자취, 시인의 주택 리모델링해 전시실·서재 등 조성
황학주 시인

한국 현대 서정시의 독창적인 지평을 열어온 황학주(72·사진) 시인의 삶과 문학적 자산을 집대성한 공간이 횡성 청태산 자락에 문을 열었다. 지난 23일 횡성군 둔내면 우용리에 위치한 해밀리포레스트 안에서 ‘황학주문학관’의 개관식이 열렸다. 해발 700미터에 위치한 이 문학관은 1만여 평 부지의 ‘푸른 숲 건강 마을’로 불리는 곳이다. 이곳에 들어선 문학관은 시인이 실제 거주하던 2층 전원주택을 리모델링해 전시실과 서재, 갤러리, 수장고를 갖춘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번 문학관 건립은 황 시인의 등단 40주년을 기념해 ‘글로벌문화재단’의 주관으로 추진됐다. 전시실은 김병종, 이제하, 김선두, 김윤경 등 동료 화가들이 애정을 담아 선물한 ‘황학주 초상화’들로 채워져 있다. 다만 지난 2023년 작고한 부인 정인희 화가가 그린 초상화 여러 점은 아직 미공개 상태다.

지난 23일 개관식을 가진 ‘황학주 문학관’은 배모양의 지붕이 눈길을 끈다.

40년 동안 시인이자 교수, 출판사 대표 및 시 잡지 ‘계간’ 발행인으로 활발히 활동해 온 황 시인은 11권의 단독시집 등 30여 권의 저서를 펴냈다. 2012년 베를린 문학콜로키움 레지던시를 계기로 독일 문단에 소개됐고,  독일 본(Bonn) 대학 등에서 특강을 진행하기도 했다. 

황 시인은 평생에 걸쳐 ‘사랑’을 가장 소중한 삶의 방식으로 여겨왔다. 그는 “사랑의 능력이 곧 그 사람의 수준이다. 시에서 그것을 어떻게 구현하는가, 그게 내 문제였다”며 “사랑은 너무나 신비하고 수수께끼 같은 면이 있어 그에 대한 사유를 해야만 풀릴 수 있다”는 깊은 지론을 평소 전해왔다. 10번째 시집 ‘사랑할 때와 죽을 때’의 시인의 말에서도 그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쓸 수 없었을 것이고, 몹시 쓰고 싶지 않았으면 여기까지 못 왔을 것”이라며 지극한 애정을 담았다.

‘황학주 문학관’에 전시된 황시인 관련 외국 잡지와 사진, 캐리커쳐 등 전시물.
황시인의 부인 정인희 화가의 기도일기와 수첩도 함께 전시돼 있다.

현재 황 시인은 문학관 인근 IDS국제학교에서 문학 및 글쓰기 교사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열중하고 있다. 여전히 뜨거운 창작열을 품고 있는 그에게 시는 일상이다. 그는 “시를 쓰는 일과 사는 일이 언제나 동시에 진행되고 그냥 삶이 이어지듯이 시를 생각하는 시간도 이어진다”고 말했다. 

시의 역할에 대해서는 “시는 수집가가 아니며 새로운 것이 등장할 수 있도록 늘 비우는 존재”라며 “모으고 수집해 놓은 것들로는 외로움을 견딜 수 없지만, 그것들을 비워낼 때 비로소 견딜 만한 외로움이 된다”고 전했다.

그의 인도주의적 실천도 남다르다. 아프리카 구호기구 ‘피스프렌드’를 설립하고 20년을 왕래하며 봉사활동을 펼쳤다. 아프리카 봉사에 대해 시인은 “규모는 작았고, 그저 아프리카 아이들의 눈동자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되고 싶었을 뿐”이라며 겸손함을 나타냈다. 

황 시인은 문학관 개관에 대해 “나그네처럼 사는 나에게 문학관 건립이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며 “다만 내가 어딘가에 기록돼 있고 일부가 남아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이곳을 찾는 여행자나 해밀리포레스트에 머무는 기도하는 사람들, 그리고 IDS국제학교 학생들이 잠시 쉬어가며 영감을 얻는 작은 안식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학관에 전시돼 있는 아프리카 관련 저서들.
문학관 내부에 조성된 갤러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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