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아닌데도 폭발하듯 ‘버럭’한다면… 충동조절 무너진 뇌 체크하라[이진형의 뇌, 우리 속의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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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은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비영어권 TV 쇼 1위에 오른 인기작이다. 주인공 나화진(김무열)은 특수부대 출신으로, 고교 교사였던 약혼녀가 학생에게 살해된 뒤 교육부 내 '교권보호국'이란 가상 조직의 감독관으로 일하며 교육 현장의 문제를 바로잡는다.
왜 저렇게 많은 사람이 악을 쓰며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는 것일까? 어쩌면 교육 현장의 적지 않은 문제는 이런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인해 증폭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간헐적 폭발성 장애는 자극이나 스트레스 요인에 비해 극도로 과도한 공격적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분노를 폭발시키는 충동조절장애로, 뇌 질환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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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토닌-뇌 조절망-신경계 이상에… 사소한 자극에 과도한 공격성 보여
스트레스성 자극 늘며 뇌 건강 위협… 이상 신호 자각해 필요시 치료해야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은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비영어권 TV 쇼 1위에 오른 인기작이다. 주인공 나화진(김무열)은 특수부대 출신으로, 고교 교사였던 약혼녀가 학생에게 살해된 뒤 교육부 내 ‘교권보호국’이란 가상 조직의 감독관으로 일하며 교육 현장의 문제를 바로잡는다. 드라마에 그려진 현실은 너무나 참담하다. 가장 인상적인 대사 중 하나는 “어른이 애들을 무서워하면 세상은 망하는 겁니다”이다. 무너진 교권과 학교 현장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을 제대로 훈계하지 못한 채 오히려 눈치를 보는 현실을 비판하는 말이다.》
드라마에는 국회의원 아버지의 권력을 등에 업고 동급생을 무자비하게 괴롭혀 투신하게 만든 일진 우두머리, 학교를 ‘MZ 조폭’ 양성소처럼 만들어 평범한 아이들을 상습 갈취·폭행하는 학생들, 소셜미디어에 교사에 대한 악의적인 허위 사실과 짜깁기 영상을 유포하며 마녀사냥을 주도하는 학생이 등장한다. 학생에게 폭행당한 ‘교권 피해자’ 행세를 하지만 실상은 성적 조작과 입시 비리, 학생에 대한 가스라이팅 등을 하는 악덕 교사, 담임 교사를 상대로 억지 트집과 악성 민원 등을 퍼부어 공황 상태로 몰아가는 학부모도 있다. 가출 청소년들을 포섭해 불법 도박과 채권 추심, 마약망을 운영하며 교권보호국을 무너뜨리려 공작하는 범죄조직 보스까지…. 다양한 인물과 상황을 통해 무너진 교육 현장의 모습을 맞닥뜨리게 된다.
그런데 여러 에피소드를 보면서 지울 수 없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왜 저렇게 많은 사람이 악을 쓰며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는 것일까? 어쩌면 교육 현장의 적지 않은 문제는 이런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인해 증폭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DSM-5상의 주요 진단 기준으로는 언어적 공격(욕설, 고함)이나 신체적 공격(재산 손괴, 타인 위협)이 최근 3개월간 주 2회 이상 발생하는 경우(실제 물리적 파괴나 상해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 포함), 재산을 손괴하거나 타인에게 신체적 상해를 입히는 수준의 심각한 행동 폭발이 최근 12개월간 3회 이상 발생하는 경우 등이 있다.
또 공격성의 강도가 유발 요인이나 심리사회적 스트레스의 정도에 비해 명백히 비례하지 않고, 이득을 노린 계획된 행동(금전 갈취, 협박 등)이 아니라 순수한 충동적·분노성 반응이어야 한다. 이로 인해 대인관계나 직업적 기능의 손상, 법적·재정적 문제가 발생해야 하며, 최소 6세 이상(또는 이에 상응하는 발달 수준)에서 진단된다. 또한 양극성 장애, 경계선 인격장애, 조현병, 뇌 손상, 알코올·약물 남용 등으로 인한 증상이 아니어야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신경생물학적 원인으로는 먼저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시스템의 이상이 있다. 뇌 내 세로토닌 대사 및 신호 전달의 저하가 충동 통제 실패 및 공격성 증가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는 것이다. 전두엽-변연계 연결망의 결함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편도체가 위협 자극에 과민 반응을 보이고, 안와전두피질과 전대상피질이 편도체의 흥분을 하향 억제하는 조절 능력이 떨어져 충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자율신경계의 과각성으로 사소한 스트레스에도 교감신경계가 급격히 항진돼 생리적 각성 상태가 빠르게 극대화되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분노는 말 그대로 굉장히 폭발적인 힘을 가진다. 분노가 쉽게 차오르는 것은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현대 사회는 우리의 뇌에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스트레스성 자극을 준다. 이렇게 급속히 증가한 자극은 여러 가지 뇌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분노 조절 장애, 즉 간헐적 폭발성 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자신의 분노가 뇌의 이상 신호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분노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필요한 경우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현재의 약물이나 심리·인지행동치료보다 더 효과를 낼 직접적인 해결 방법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질환에 대한 자각과 치료는 우리 사회에 불필요한 폭력과 혼란을 예방하는 한 방법이 아닐까 한다. 나화진 감독관 없이도 평화롭고 행복한 학교와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뇌 건강 역시 중요하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진형 미국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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