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국왕 “중동 문제 중국 입장 중요” 시진핑 “호르무즈 정상 항행 복원돼야”
중동 국가들 중국 외교전 활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동의 친미 국가인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이 베이징에서 만나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 항행 복원과 미국·이란 전쟁 휴전 유지를 촉구했다. 요르단뿐 아니라 이란과 쿠웨이트의 고위 외교 관계자들이 연이어 중국을 찾는 등 미·이란 전쟁 장기화 속 중국과 중동 국가 간 외교 접촉이 활발해지고 있다.
25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압둘라 2세 국왕을 만났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이란 간의 휴전이 유지돼야 하며 역내 국가들의 주권, 안보 및 영토 보전을 존중하면서 대화와 협상으로 긴장의 근본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 포괄적 해결책에 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호르무즈 해협은 상품과 에너지의 국제무역에 매우 중요한 통로이므로 해협의 정상적 항행이 복원돼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팔레스타인 문제가 중동 문제의 핵심”이라며 4대 원칙에 따라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두 국가 해법’을 전제로 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대화 재개와 조속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 가자·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이 팔레스타인을 통치한다’는 자치 원칙 수호, 인도주의 옹호, 국제법에 기반한 접근을 말한다.
압둘라 2세 국왕은 “요르단은 중동 문제에 대한 중국의 일관되고 공정한 입장과 아랍 국가들의 정당한 대의를 지지하는 데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동 평화를 위해 중국과 계속 긴밀하게 소통하겠다고 했다. 압둘라 2세 국왕은 지난 18~24일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
요르단은 중동의 친미·친서방 국가다. 미국으로부터 연간 14억5000만달러 규모의 경제 원조를 받아왔으며, 미국에 군 기지를 제공하고 미군의 작전 수행을 용인했다. 요르단의 미군 기지는 지난 2월 이후 이란의 표적이 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오랫동안 미국의 군사 지원과 재정 원조에 의존해온 요르단이 이란의 공격 증가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해외 원조 삭감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요르단이 중국과의 관계를 심화해 경제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교부 법무·국제담당 차관과 자라 자비르 알아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외교부 장관도 잇따라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 외교부는 먀오더위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지난 17일 베이징에서 가리바바디 차관을 만났다고 23일 공개했다. 지난 24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알사바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미·이란 전쟁과 관련해 “협상 테이블에서 해법을 찾아야지 총성과 포화 속에서 승부를 가려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알사바 장관도 미·이란 전쟁에서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역내 안정 회복을 위해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쿠웨이트에는 군수·보급·지휘 거점인 캠프 아리프잔을 비롯해 여러 미군 기지가 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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