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실종’ 접수 2시간반만에…“교통사고 사망” 허위입력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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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실종됐던 장미란 씨(37)로 추정되는 시신과 60대 남성의 주검이 잇따라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최초 신고 접수와 재신고 처리는 물론 이후 의혹을 규명하는 과정에서조차 경찰의 부실이 겹겹이 드러났다.
25일 제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제주서부경찰서 실종수사팀 부모 경장(34)은 5월 15일 장 씨의 실종 신고를 처음 접수하고 약 2시간 만에 자체 종결 처리하며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교통사고 사망'이라고 입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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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허위 종결 정황에도 증거확보 미적
112신고 녹음파일 보존기간 만료돼 삭제
“빚 많은 남편, 잘 지내라며 집 나가” 신고에도
장씨 담당 경찰 또 묵살 종결…끝내 백골로
제주에서 실종됐던 장미란 씨(37)로 추정되는 시신과 60대 남성의 주검이 잇따라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최초 신고 접수와 재신고 처리는 물론 이후 의혹을 규명하는 과정에서조차 경찰의 부실이 겹겹이 드러났다. 대면 확인은커녕 담당 경찰관 한 명의 말 한마디로 사건이 끝났지만 지휘라인은 석 달 넘게 아무것도 몰랐다.
● 진상 규명 늑장 부리다 112신고 녹음 날려
25일 제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제주서부경찰서 실종수사팀 부모 경장(34)은 5월 15일 장 씨의 실종 신고를 처음 접수하고 약 2시간 만에 자체 종결 처리하며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교통사고 사망’이라고 입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시스템은 종결 사유를 ‘사망’으로 입력하면 사건을 관리목록에서 아예 삭제할 수 있다. 삭제된 사건은 이력만 남을 뿐, 다른 경찰이 별도로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확인할 방법이 없다. 원칙대로라면 실종자를 직접 만나 안전을 확인한 뒤 종결해야 하지만, 이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런데 오후 9시 16분 부 경장은 “장 씨가 경찰관 만나기를 거부했고, 자기 위치 등 정보를 남자 친구에게 알리지 말라고 요청했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이후 진상 규명 과정에서 통화 기록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부 경장은 “통화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정작 전산 시스템에는 이미 장 씨를 사망으로 처리해 놓은 상태였다.

● “잘 지내라며 연락 두절” 신고에도 재신고 거부
경찰의 부실 대응은 60대 남성 실종 사건에서도 반복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2일 주검으로 발견된 60대 남성의 경우 지난달 2일 가족이 최초 신고 당시 “(실종자가) 애한테 ‘사업 실패와 부채가 많다. 잘 먹고 잘 지내라’고 했는데 연락이 안 된다”고 알렸다. 자살 가능성을 알리는 신고였다. 그런데도 부 경장은 약 5시간 뒤 ‘연락이 닿았고 가족에게 소재를 알리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사건을 종결했다. 가족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6일 다시 경찰서를 찾아 “자살 우려가 있다”며 재신고했지만 경찰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 결국 남성은 22일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부 경장은 이날 직무 유기 등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구속영장 실질짐사를 받고 제주지법을 빠져나오며 “허위 종결 인정하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경찰청은 이번 사건의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사건 전·현 제주서부경찰서장 등 4명을 대기발령하고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 또 전국 일선 경찰서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 처리한 실종 사건도 전수 점검 중이다. 대면 확인 없이 종결한 사건은 안전 여부를 다시 확인하도록 했고, 앞으로 실종 사건 해제 시 형사과장과 서장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다음 달까지는 형사과장이 실종 해제를 승인하는 전산 기능도 마련할 방침이다.
제주=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제주=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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