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번호판 덮은 1만2000원 비닐 커버 누가 찢었을까[사건실화]

최승한 2026. 8. 2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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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 세워진 카니발 차량 앞부분은 비닐 커버와 박스 종이, 플라스틱 판으로 가려져 있었다.

A씨는 2024년 10월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빌딩 앞 주차장에서 피해자 B씨의 카니발 차량 전면부를 덮고 있던 비닐 커버를 들어 올렸다.

검찰은 A씨가 번호판을 촬영하기 위해 시가 1만2800원 상당의 비닐 커버를 찢었다고 보고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법원은 A씨가 비닐 커버를 들어 올려 벗기고 차량번호판을 촬영한 사실은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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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박스·플라스틱 판으로 가려진 차량 전면부 촬영
법원 "커버가 당시 찢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입니다.
[파이낸셜뉴스] 주차장에 세워진 카니발 차량 앞부분은 비닐 커버와 박스 종이, 플라스틱 판으로 가려져 있었다. 평소 주차 문제로 갈등을 겪던 A씨(69)는 그 앞에 섰다. 목적은 차량 번호판을 촬영하는 것이었다.

A씨는 2024년 10월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빌딩 앞 주차장에서 피해자 B씨의 카니발 차량 전면부를 덮고 있던 비닐 커버를 들어 올렸다. 이후 차량번호판을 촬영했다.

문제는 그 뒤였다. 피해자는 며칠 뒤 경찰에 찢어진 비닐 커버 사진을 제출했다. 검찰은 A씨가 번호판을 촬영하기 위해 시가 1만2800원 상당의 비닐 커버를 찢었다고 보고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1심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A씨가 비닐 커버를 들어 올려 벗기고 차량번호판을 촬영한 사실은 인정했다. 피해자가 찢어진 비닐 커버 사진을 경찰에 제출한 사실도 인정했다.

다만 비닐 커버가 A씨의 행위로 찢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차량 앞 번호판 부분은 당시 비닐 커버와 박스 종이, 플라스틱 재질의 판 등 3중으로 가려져 있었다. 피해자가 사건 이후에도 한동안 같은 비닐 커버로 차량을 덮어둔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1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커버를 들어 올릴 때 비닐이 찢어졌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했다. 피해자 진술상 비닐 커버가 찢어진 시점은 사건 당일 밤부터 다음 날 오전 사이로 볼 수 있고, 폐쇄회로(CC)TV 영상에도 A씨가 커버를 벗겨내는 모습이 확인된다는 취지였다. 검찰은 A씨 외에 커버를 훼손할 제3자가 없다는 점도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결론도 1심과 같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1형사부(반정우 부장판사)는 지난 6월 25일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조사된 증거와 항소심 증인의 증언을 더해 살펴봐도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A씨가 차량 커버를 들어 올릴 당시 비닐 커버가 찢어졌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며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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