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임금 안깎는 정년연장’ 합의… 산업계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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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가 향후 정년 연장이 법제화되더라도 현행 임금피크제를 확대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산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당장 정년을 늘린 것은 아니지만 법정정년이 연장될 경우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을 함께 늘리지 않는다는 원칙을 노사가 미리 정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를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확대 개악 선제적 차단 합의'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가 이번 합의를 정년 연장 과정에서 임금피크제 확대를 막아낸 성과로 제시하면서 다른 대기업 노조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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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임피제 개악 선제 차단"
연공급 임금구조서 부담 가중
재계 "추가적인 검토 기대"

현대자동차 노사가 향후 정년 연장이 법제화되더라도 현행 임금피크제를 확대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산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당장 정년을 늘린 것은 아니지만 법정정년이 연장될 경우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을 함께 늘리지 않는다는 원칙을 노사가 미리 정했기 때문이다.
임금피크제 없는 65세 정년 연장은 현대차뿐 아니라 전자·조선 등 노동계 전반의 요구사항이다. 재계는 정년 뒤 재고용 또는 임금피크제 확대로 기업 부담을 줄이고 청년 고용을 늘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합의가 다른 기업의 노사 교섭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연공성이 강한 임금체계를 유지한 채 고용 기간이 늘어날 경우 기업의 신규 채용이 위축될 것을 우려했다.
현대차 노사는 울산공장에서 1박 2일간 17차 교섭을 거쳐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5월6일 상견례 이후 111일 만이다. 잠정합의안은 오는 31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이번 잠정합의에서 산업계가 주목하는 대목 중 하나는 정년 연장이다. 노사는 정년 연장이 법제화될 경우 이를 즉시 적용하되 현행 임금피크제를 확대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를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확대 개악 선제적 차단 합의'라고 평가했다.
노조는 법정정년이 65세로 연장될 경우 61~63세까지 정상적인 임금인상을 적용하고, 64세에는 임금을 동결한 뒤 65세에 10%를 삭감한다고 설명했다. 정년이 늘어난다고 임금피크제 적용 구간까지 같은 폭으로 늘리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노조는 법 개정 여부와 관계없이 단체교섭을 통해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회사는 정년 연장은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결국 즉각적인 정년 연장 대신 법제화 이후 적용하되 임금피크제 확대는 막는 방식으로 노사가 절충점을 찾았다.
문제는 현대차의 합의가 한 사업장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다. 국내 제조업을 대표하는 현대차의 임금과 근로조건은 그동안 완성차와 부품업계를 비롯한 다른 사업장 노사교섭에서도 주요 비교 대상으로 활용돼왔다.
자동차 산업 밖에서도 정년 연장을 둘러싼 노사 간 줄다리기는 확산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가 이번 합의를 정년 연장 과정에서 임금피크제 확대를 막아낸 성과로 제시하면서 다른 대기업 노조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업들의 고민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정년 연장 자체뿐 아니라 연장되는 고용 기간의 임금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대기업 생산 현장은 근속 연수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는 연공급 성격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이런 구조에서 정년만 늘어나고 임금 조정 시점이 함께 앞당겨지지 않는다면 고령 근로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
재계가 정년 연장 논의와 함께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온 이유다.
현대차의 경우 신규 채용까지 동시에 진행한다. 노사는 이번 잠정합의에서 2027년 하반기 핵심 직무 등을 중심으로 기술직 200명을 채용하고 2028년에도 300명을 추가로 뽑기로 했다. 총 500명 규모다.
향후 정년 연장이 현실화하면 기존 근로자의 퇴직 시점은 늦추면서 새로운 인력도 충원해야 하는 구조가 된다. 고령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청년층 신규 일자리 확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면서 인건비와 생산성까지 관리해야 하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년 연장과 관련해서는 재고용 방식과 임금체계 개편을 선행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다만 현대차의 경우 이번 잠정합의 내용 외에도 추가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현 시점에서 이번 합의의 영향을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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