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 실종사건 뭉갠 경찰, 다른 지역은 괜찮나

2026. 8. 25. 18:5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제주도 주민 실종사건을 뭉개고 '셀프 종결'한 경찰의 행동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제주서부경찰서 담당 경찰관은 3개월 전 30대 여성 실종사건이 접수되자 소재 확인조차 하지 않고 "당사자가 가족과 연락을 원치 않는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이 경찰관은 똑같은 방식으로 지난달 60대 남성의 실종사건을 종결 처리한 사실이 확인됐다.

담당 경찰관이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관리 목록에서 해당 사건을 삭제할 수 있었던 것도 문제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를 받는 경찰관이 2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 주민 실종사건을 뭉개고 '셀프 종결'한 경찰의 행동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제주서부경찰서 담당 경찰관은 3개월 전 30대 여성 실종사건이 접수되자 소재 확인조차 하지 않고 "당사자가 가족과 연락을 원치 않는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이 경찰관은 똑같은 방식으로 지난달 60대 남성의 실종사건을 종결 처리한 사실이 확인됐다. 안타깝게도 두 명의 실종자 모두 시신으로 발견됐다. 두 사건은 결국 경찰의 잘못으로 인해 실종자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치고 말았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사건을 접수한 담당 경찰관이 이래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제주도 실종사건은 치안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이 초동 대응만 제대로 했더라면 실종자들이 생환했을 수도 있는 일이다. 담당 경찰관이 멀쩡한 사건을 암장(暗葬)해 버렸는데 경찰조직이 수개월 동안 모르고 있었다는 것도 의문이다. 경찰의 태도를 이상하게 여긴 실종자 가족의 신고나 추적이 없었다면 시신조차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담당 경찰관이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관리 목록에서 해당 사건을 삭제할 수 있었던 것도 문제다. 경찰관 한 명이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실종사건을 뭉개고 없애버릴 수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경찰의 실종자 관리체계는 어설프고 허술하기 짝이 없다. 국민들 사이에 이런 일이 제주도에서만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실종신고는 범죄 정황이 입증되지 않고 단순 가출로 받아들여지면 적극적인 대응을 기대할 수 없는 구조다. 충청권만 하더라도 지난 5년 간 일반성인 실종 신고 3만 1895건이 접수됐지만 사건 89.4%는 하루 이내 자진 귀가나 소재 확인으로 해제됐다. 이런 경험칙이 굳어지면서 실종 사건의 범죄 연관성이나 극단적인 선택 위험을 경찰 스스로 간과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이번 사건을 단순히 경찰 한 명의 일탈로 생각해서도 안 된다. 경찰이 의도했던 그렇지 않든 장기간 방치하거나 서둘러 종결한 실종사건이 얼마나 되는지 국민들은 알 길이 없다. 오죽하면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민중의 곰팡이'라는 말까지 나올까.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