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원대 뇌물 수수’ 前 경찰, 징역 10년→집행유예 대폭 감형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6. 8. 25. 18:5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7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받고 구속된 전직 경찰 간부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대폭 감형받았다.

25일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모 전 경무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1016만원을 선고했다.

김 전 경무관은 의류업체 대표 A씨로부터 장례식장과 수목장 사업 관련해 형사사건이 발생하면 경찰대 출신 선후배를 연결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2020년 6월~2023년 2월 총 7억 5873만원 상당의 금품과 재산상 이익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수처 1호 인지사건
“차명계좌 증명 부족해”
6억3천만원 수수 무죄
7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경무관. <사진=뉴스1>
7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받고 구속된 전직 경찰 간부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대폭 감형받았다.

25일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모 전 경무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1016만원을 선고했다.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징역 10년에 벌금 16억원, 추징금 7억 5873만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지만 항소심에서 형량이 크게 줄었다.

김 전 경무관은 의류업체 대표 A씨로부터 장례식장과 수목장 사업 관련해 형사사건이 발생하면 경찰대 출신 선후배를 연결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2020년 6월~2023년 2월 총 7억 5873만원 상당의 금품과 재산상 이익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김 전 경무관이 오빠와 지인 등 차명 계좌로 돈을 받고, A씨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노트북·TV 등 전자제품을 받았다고 봤다.

1심은 알선뇌물수수와 청탁금지법 위반 등 대부분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항소심은 A씨 측 자금 약 6억 3000만원이 들어간 계좌가 김 전 경무관의 차명계좌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이 부분을 무죄로 뒤집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계좌를 어느 정도 관리하면서 일부 입출금 행위에 개입했다고 보이긴 한다”면서도 “피고인이 계좌를 전적으로 관리하면서 A씨 등과 상관 없이 입출금해 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정도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해당 계좌가 차명계좌라는 점이 증명되지 않은 이상, 계좌의 자금 6억 3000만원이 A씨가 김 전 경무관에게 지급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다는 논리였다.

차명계좌를 전제로 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도 모두 무죄로 뒤집혔다.

김 전 경무관이 A씨의 카드 2개로 977만원, 9535만원을 각각 사용하고 노트북 등 전자제품을 수수한 사실은 인정됐다. 다만 2심 재판부는 이 금품이 청탁의 대가라는 점은 받아들이지 않고 청탁금지법만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고위 경찰공무원인 피고인에게 잘 보이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거나 손해를 입을 염려가 없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그런 막연한 기대감을 갖는 정도만으로는 알선뇌물수수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압수수색 절차 위반...위법수집 증거”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전경. [연합뉴스]
항소심은 공수처가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한 절차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봤다. 1심 판결에 따르면 공수처는 A씨와 변호인에게 알리지 않은 채 휴대전화의 봉인을 풀고 비밀번호를 우회해 전자정보 전체를 복제했다. 이후 A씨 변호인에게 전자정보 선별 절차에 참여할지 여부를 묻는 식이었다. 1심은 절차상 위법이 있었지만 정보 조작 가능성이 없고 이후 선별 과정에 참여 기회를 줬다는 점에서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반면 항소심은 참여권 보장 취지가 실질적으로 침해됐다며 휴대전화 전자정보와 이를 토대로 확보한 2차 증거를 모두 배제했다. A씨가 김 전 경무관의 딸 학원비 1300만원을 대납했다는 정황도 A씨의 휴대전화를 통해 알아냈으므로 무죄로 뒤집혔다.

김 전 경무관과 함께 기소된 A씨와 김 전 경무관의 오빠, 지인 배 모씨 등 3명은 모두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공수처법에 따르면 고위공직자나 그 가족(직계존비속)이 아닌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는 공수처 검사가 수사권 없이 제기한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공직자가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는 경우에도 제재가 가능하도록 한 청탁금지법 위반 범죄로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피고인이 수수한 금품 등 액수는 1억원이 넘고 범행이 2년 7개월간 계속됐다는 점에서 그에 상응하는 죄책을 져야 마땅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30년간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했고, 1심 판결로 구속된 이후 6개월 남짓 수감돼 반성의 기회를 가진 점은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

이 사건은 공수처가 고소·고발이 아닌 자체 인지로 수사에 착수한 1호 사건이다. 김 전 경무관은 1심 판결 이후인 지난 3월 파면됐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