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학혁명 유족에 수당 지급한다는 전북도… 황당할 뿐이다

2026. 8. 2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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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특별자치도가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 723명에게 연 12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한다. 6·25 전쟁 참전 용사나 천안함·연평도 포격전 참전 용사 등에 대한 보훈은 미흡한데 구한말 역사까지 들춰내 수당을 신설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처구니 없고 황당할 뿐이다.

게다가 전북도는 수당 예산의 70%를 도내 시·군에 강제로 떠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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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읍시에 건립된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조형물 ‘불멸, 바람길’. [정읍시 제공 = 연합뉴스]


전북특별자치도가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 723명에게 연 12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올 예산은 8억6800만원이다. 130년전 고조부나 증조부 세대 역사적 사건의 희생자에 대해 국민 세금으로 현금을 주겠다는 것이다. 6·25 전쟁 참전 용사나 천안함·연평도 포격전 참전 용사 등에 대한 보훈은 미흡한데 구한말 역사까지 들춰내 수당을 신설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처구니 없고 황당할 뿐이다.

더 기막힌 것은 전북도의 처참한 재정 현실이다. 도의 재정자립도는 20%대 초반으로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꼴찌를 다투는 최하위 수준이다. 자체 수입으로는 공무원 인건비 대기도 벅차 중앙정부의 지원만 바라보고, 부족한 살림을 메우려 수천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하며 빚더미에 올라앉은 처지다. 당장 어려운 도민들을 위한 기초 복지와 지역 경제 활성화 예산은 깎으면서, 130년전 과거사 유족을 챙길 돈은 어디서 나온단 말인가. 게다가 전북도는 수당 예산의 70%를 도내 시·군에 강제로 떠넘겼다. 전북 시·군 중에는 재정자립도가 한 자릿수에 불과해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곳이 허다하다. 도청이 생색은 다 내고, 정작 살림이 파탄 난 영세 기초지자체에 청구서를 들이미는 행태야말로 무책임의 극치다.

백번 양보해도 이번 결정은 국가 보훈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선례다. 동학 참여자 서훈은 국가보훈부조차 학술적 합의 부족과 독립유공 체계의 혼란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는 사안이다. 이를 지자체가 조례를 앞세워 보훈 수당을 뿌리는 것은 법의 정당성을 허물고 표(票)를 노린 전형적인 운동권식 ‘역사 독점’이자 포퓰리즘일 뿐이다. 이런 식이라면 1900년대를 전후한 활빈당 운동이나 멀게는 임진왜란의 희생자 유족에게도 수당을 지급해야 할 판이다. “이러다 조만간 살수대첩, 귀주대첩 유족회도 만들어서 수당 달라고 하겠네”라는 야유도 나오고 있다. 국민 혈세는 지자체장이나 특정 정치 세력의 이념적 정통성을 세우기 위한 쌈짓돈이 아니다. 빚내서 살림하는 가난한 지자체가 미래를 위한 투자는커녕 과거사 ‘역사 마케팅’에 골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씁쓸하기만 하다. 전북도는 본말이 전도된 황당한 선심성 퍼주기 정책을 당장 철회하고, 도민의 삶을 돌보는 민생 행정으로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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