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전수조사 전남광주 본격화…임차농 피해 우려

조태훈 기자 2026. 8. 2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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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부터 신고포상금 상한 1천500만원
전국 284만필지 위반 의심·임대차 최다
순천·광양 4천400여필지 현장 심층조사
계약해지 임차농엔 대체농지 우선 공급
농업현장. /남도일보 DB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가 전남광주에서도 본격화하면서 실제 농사를 짓는 임차농의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불법 임대차와 투기성 농지를 바로잡겠다는 취지지만 신고포상금까지 대폭 확대되면서 조사 회피를 위한 임대차 계약 해지 등 부작용을 막을 보호대책도 중요해지고 있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농지법 위반행위 신고포상금이 대폭 확대된다. 1인당 연간 포상금 상한은 현행 150만원에서 1천500만원으로 10배 늘고, 불법 임대차도 포상 대상에 포함된다.

개정안은 불법 임대차를 신고해 처분명령이 확정되면 건당 50만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농지를 허가 없이 전용하거나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부정하게 발급받은 경우 등도 위반 유형에 따라 포상금이 지급된다. 포상금 상한 확대와 함께 불법 농지 이용에 대한 민간 신고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농지 이용에 대한 감시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지난달 농지 전수조사 기본조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이달부터 현장 확인 중심의 심층조사에 들어갔다.

올해 전수조사 대상은 농지법이 시행된 1996년 1월 1일 이후 취득한 농지 136만㏊다. 지난달 29일까지 전체 대상의 97%인 132만㏊·1천13만필지에 대한 기본조사가 완료됐다.

기본조사 결과 농지 소유 제한과 불법 임대차, 불법 전용, 무단 휴경 등 위반이 의심되는 농지는 전체의 27.0%인 284만필지로 파악됐다. 유형별로는 불법 임대차 의심이 21.1%로 가장 많았고 무단 휴경 11.6%, 불법 전용 9.0%, 소유 제한 위반 1.4% 순이었다. 한 농지가 여러 유형에 중복 분류될 수 있어 유형별 비율의 합은 전체 비율과 다르다.

전남광주에서도 현장 심층조사가 본격화됐다.

농관원 전남지원 순천·광양사무소는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순천·광양지역 4천400여필지를 대상으로 심층조사에 착수했다. 조사원들이 농지를 직접 찾아 실제 경작 여부와 불법 임대차, 무단 휴경, 불법 전용, 농업경영 여부 등을 확인한다.

농지대장과 농업경영체 등록정보, 농작물재해보험 등 행정정보도 현장조사 결과와 대조한다. 현장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불법 임대차는 소유자에게 입증서류를 요구하되 주민 문답과 탐문조사 등을 병행해 실제 경작 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문제는 조사 과정에서 농지 소유자와 실제 농사를 짓는 임차농 사이의 임대차 관계가 끊길 가능성이다.

농식품부도 일부 부재지주가 전수조사를 피하기 위해 임대차 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5월 18일부터 7월 말까지 특별 정비기간을 운영해 서면계약 전환과 농지은행 위탁 등을 유도했다.

임차농 보호 신고센터도 가동하고 있다. 임대차 관계가 일방적으로 종료된 임차농에게는 농지은행에 위탁된 농지를 우선 공급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말 기준 신고센터에는 농지법 위반 관련 신고 206건이 접수됐다. 전수조사와 관련한 강제퇴거 신고에 대해서는 농지은행이 대체농지를 알선하는 조치도 이뤄졌다.

정부는 심층조사에서 투기 목적이 확인된 농지에는 엄정 대응하되 농촌 현장에서 발생하는 일반적인 위반사항은 사정을 고려해 계도 등 보완 조치를 병행할 방침이다. 고령으로 농사를 짓기 어려워 휴경한 경우나 농업인끼리 필요에 따라 농지를 바꿔 경작한 경우 등이 대상이다.

농관원이 연말까지 심층조사를 마치면 조사 결과는 지방정부에 넘겨져 내년부터 행정처분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불법·투기성 농지를 가려내는 동시에 조사 과정에서 실제 농사를 짓는 임차농의 경작 기반을 얼마나 보호할지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묵묵히 현장에서 논·밭을 일구시는 농업인들은 농지 전수조사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제대로 관리가 안 되는 농지를 농업인, 청년 농업인 등이 활용하게 해 농지의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 농업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훈 기자 thc@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