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왕마저 법정관리 신청…대구 건설업계 ‘도미노 위기’ 오나

김재욱 기자 2026. 8. 2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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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건설업계의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와 수주 절벽 속에 지역 건설업체들의 폐업이 잇따르는 가운데 HS화성·서한과 함께 대구 3대 향토 건설사로 꼽혀온 ㈜태왕이앤씨마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한편 대구시는 태왕이앤씨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에 따른 지역 건설업계와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대응체계를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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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구 종합건설사 16곳 폐업…대구경북은 벌써 지난해 연간 규모 넘어
2분기 건설수주 94% 급감·준공후 미분양 3575가구…일감·자금줄 동시 압박
대구시 1300억 긴급처방 8일 만에 지역 3위 회생 신청…협력업체 파장 촉각
대구 한 아파트 단지 공사 현장 전경. /경북매일DB

대구 건설업계의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와 수주 절벽 속에 지역 건설업체들의 폐업이 잇따르는 가운데 HS화성·서한과 함께 대구 3대 향토 건설사로 꼽혀온 ㈜태왕이앤씨마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대구시가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1300억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 대책을 내놓은 지 불과 8일 만이다.

지역 최상위권 건설사까지 유동성 위기를 넘지 못하면서 개별 업체의 경영난을 넘어 지역 건설업 전반의 위기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대구에서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업체는 16곳으로 지난해 한 해 21곳에 육박했다. 전문건설업체도 48곳이 문을 닫았다.

대구경북에서는 같은 기간 종합건설업체 54곳이 폐업해 지난해 연간 47곳을 이미 넘어섰고 전문건설업체 폐업도 196곳에 달했다.

수주 지표는 더욱 심각하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2분기 대구·경북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대구지역 건설수주는 전년 동기보다 94.0% 급감했다. 건축은 95.5%, 토목은 90.1% 감소했고 공공과 민간 부문도 각각 86.6%, 97.0% 줄었다. 지난해 2분기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올해 1분기에도 50.8% 감소하는 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주택시장에 쌓인 미분양도 건설사들의 자금 회전을 막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대구 미분양 주택은 4383가구로 전월보다 85가구 늘었다. 특히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은 3575가구로 한 달 사이 187가구 증가했다.

수주는 끊기고 미분양으로 사업비 회수는 늦어지는 데다 원자재·인건비와 금융비용까지 오르면서 지역 건설업체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하는 구조다.

태왕의 기업회생 신청은 이 같은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전국 67위인 태왕은 2023년부터 비상경영에 들어가 주요 사업장 준공과 자산 매각 등 자구책을 추진했지만 지난 21일 대구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태왕 측에 따르면 회사 자산은 약 4760억원으로 부채 약 2500억원을 웃돈다. 자본잠식보다는 보유 자산을 제때 현금화하지 못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는 점에서 업계가 받는 충격이 크다.

실제 2022년 말 204억원이던 태왕의 별도기준 총차입금은 2023년 말 406억원, 2024년 말 623억원으로 늘었다. 2024년 말 기준 1년 이내 갚아야 할 단기채무는 266억원인 반면 현금 유동성은 83억원 수준이었다.

대구시도 지난 13일 제3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어 500억원 이상 대형 공공공사의 공구 분할 활성화와 지역 하도급 확대 등에 나섰다.

금융지원도 확대한다. 경기 취약 업종을 대상으로 1000억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하고 건설업 전용 300억원 규모 특별보증을 신설하는 등 모두 1300억원을 지원한다.

하지만 대책 발표 불과 8일 만에 태왕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지역 건설업계의 위기가 단기 금융지원만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진단도 나온다.

건설업 특성상 원도급사의 경영난은 전문건설업체와 자재·장비업체 등 협력업체로 전이될 수 있다. 금융권의 건설업 대출 기피까지 심화하면 정상적인 업체의 자금 조달마저 어려워지는 악순환도 우려된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역의 굵직한 중견건설사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단기적인 부동산 경기 변동을 넘어 구조적 위기 국면에 진입했다고 본다”며 “협력사 줄도산과 금융권 불안 등 대구지역 산업과 고용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역의 건실한 멀정한 업계에까지 금융권·보증회사 등 과도한 요구·기준이 생기지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건설경기 침체와 수익성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마땅한 돌파구를 찾기도 쉽지 않은 만큼 정부도 지역 여건을 반영해 수도권과 차별화된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시는 태왕이앤씨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에 따른 지역 건설업계와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대응체계를 가동했다. 현재 대구지역에서 태왕이앤씨가 시행 중인 공동주택 공사현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관급공사에는 하도급대금 직불제를 적극 적용하고 필요할 경우 대체 시공자를 지정할 방침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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