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극적 반전'..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락 뒤 급등

손유지 2026. 8. 2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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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3조8000억 매도에도 코스피 반등 성공
기관·개인 매수세가 낙폭 키운 지수 방어 나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락 후 장 후반 반전
엔비디아 실적 앞두고 국내 반도체주 촉각
[지데일리] 코스피가 장 초반 2% 넘게 급락하며 6400선까지 밀렸다가 장 막판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가 장중 6400선까지 밀렸다가 외국인 매도에도 기관과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0.68% 오른 6742.74에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급락 후 반등했으며, 시장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픽사베이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공세에도 기관과 개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를 끌어올린 결과다. 최근 국내 증시가 하루에도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면서 이른바 ‘롤러코스피’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5.78포인트(0.68%) 오른 6742.74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전날 미국 증시의 반도체주 약세와 국내 대형 반도체주의 급락 여파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지수는 한때 6400선까지 밀리며 낙폭을 크게 확대했지만 오후 들어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수급에서는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이날 약 3조800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 압력을 키웠다. 반면 기관은 1조원대, 개인은 1조원가량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다. 기관과 개인의 매수세가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내면서 코스피는 장 후반 상승세로 돌아섰다.

시장 관심이 집중됐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급락 출발 후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삼성전자는 개장 직후 24만5000원까지 떨어졌지만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날과 같은 25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 역시 장중 150만원대 중반까지 밀렸으나 반등에 성공해 0.42% 오른 167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큰 폭의 충격을 받았던 반도체 대형주가 하루 만에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시장 전체의 투자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는 주주환원 정책을 둘러싼 기대와 실망이 겹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발표 직후 차익실현과 기대치 조정이 맞물리며 전날 주가가 8%대 급락했다.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지만, 투자자들이 기대한 수준과 정책의 구체적인 효과 사이에 간극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엔비디아로 향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26일 미국 증시 마감 이후 2027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시간으로는 27일 오전 발표가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매출과 주당순이익 같은 실적 수치뿐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GPU 수요가 앞으로도 확대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실적 전망과 경영진의 가이던스,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평가가 국내 반도체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경계감은 최근 글로벌 기술주 전반에도 반영되고 있다. 높은 성장 기대가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상황에서 시장이 요구하는 실적 기준도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매출과 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더라도 향후 성장 전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주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반대로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GPU 수요 증가가 확인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업종에 새로운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국내 증시가 특정 대형주와 글로벌 AI 투자 흐름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큰 상황에서 두 종목의 등락이 지수 전체를 흔들 수 있고, 엔비디아와 미국 기술주 움직임까지 국내 투자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장기금리와 글로벌 자금 흐름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변동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코스닥은 코스피보다 강한 회복력을 보였다. 하락 출발했던 코스닥은 장중 상승세로 돌아서며 13.82포인트(1.70%) 오른 827.15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던 시장의 관심이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는 순환매가 나타나면서 상승 종목도 크게 늘었다.

이날 증시는 급락과 반등이 몇 시간 사이에 교차하는 높은 변동성을 다시 보여줬다. 64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가 6700선을 회복했다는 점은 매수 기반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 실적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둔 만큼 안도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성장 기대가 다시 확인될지, 높아진 시장 눈높이가 부담으로 작용할지에 따라 국내 증시의 다음 방향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