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셀프 보수’ 결의 취소됐는데 퇴직금은?…前감사가 본 ‘443억 소송’ 쟁점 [인터뷰]

변덕호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ddoku120@mk.co.kr) 2026. 8. 2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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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결의가 취소되면 2023년 보수한도 결의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되고, 그 보수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퇴직금도 기초를 잃게 됩니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이른바 '셀프 보수' 주주총회 결의 취소소송을 직접 제기했던 심혜섭 변호사가 지난 21일 매경에이엑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당시 홍 전 회장과 한앤컴퍼니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고 있었던 만큼 향후 지배주주의 퇴직 과정에서 보수와 퇴직금이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는 것이다.

이처럼 홍 전 회장의 보수와 퇴직금 문제는 심 변호사의 개인적인 문제 제기를 넘어 소수주주 측에서도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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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섭 전 남양유업 감사 인터뷰
27일 홍원식 443억원 퇴직금 1심
“취소된 보수로 퇴직금 산정 어려워”
오너 보상 결정에도 주주 견제 필요
심혜섭 전 남양유업 감사는 매경에이엑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보수 관련 주총결의가 취소된 만큼 홍원식 전 회장의 퇴직금 청구 역시 그 법적 근거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심혜섭 변호사 제공]
“주총결의가 취소되면 2023년 보수한도 결의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되고, 그 보수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퇴직금도 기초를 잃게 됩니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이른바 ‘셀프 보수’ 주주총회 결의 취소소송을 직접 제기했던 심혜섭 변호사가 지난 21일 매경에이엑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심 변호사는 당시 남양유업 감사로 재직하며 홍 전 회장의 보수한도 의결권 행사를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소송은 대법원까지 이어졌고, 홍 전 회장의 보수한도 결의 취소가 최종 확정됐다.

오는 27일 홍 전 회장이 남양유업을 상대로 청구한 443억5775만원의 퇴직금 소송 1심 선고를 앞둔 가운데, 심 변호사는 당시 소송을 제기한 배경과 이번 퇴직금 소송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퇴직 가능성 염두…보수 통제 중요하다고 봤다”
심 변호사는 2023년 소송을 제기할 때부터 홍 전 회장의 퇴직 가능성과 퇴직금 문제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홍 전 회장과 한앤컴퍼니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고 있었던 만큼 향후 지배주주의 퇴직 과정에서 보수와 퇴직금이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는 것이다.

그는 “한앤컴퍼니와의 소송 중이기에 가까운 시일 내에 퇴직이라는 이벤트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며 “그렇기에 더욱 퇴직금과 직접 연관되는 주주의 보수통제가 중요하다고 보았다”고 말했다.

심 변호사가 문제 삼은 것은 보수 액수 자체보다 지배주주가 자신의 보수와 관련된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였다.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사이에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남양유업은 2010년부터 10년 넘게 주당 현금배당금을 1000원으로 유지해 왔다. 2023년 배당금 총액은 약 8억5000만원 수준이었던 반면 홍 전 회장의 같은 해 보수는 약 17억3000만원이었다.

심 변호사는 당시 경영권 매각을 둘러싼 분쟁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해상충 가능성이 더 컸다고 봤다. 매각가격이 이미 정해진 상황에서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가 기업가치를 바라보는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평상시에는 과도한 보수나 퇴직금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하면 지배주주 역시 주주로서 손해를 입지만, 매각 시에는 이런 손해조차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소수주주도 문제 제기…퇴직금 추산액 170억→443억
남양유업이 새로운 슬로건과 CI를 공개하며 브랜드 혁신을 지속한다는 뜻을 밝혔다. [남양유업 제공]
홍 전 회장의 보수와 퇴직금 문제를 제기한 것은 심 변호사만이 아니었다.

남양유업 지분 약 3%를 보유했던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2024년 1월 홍 전 회장 등 이사들의 보수와 퇴직금 지급을 막아달라는 유지청구를 남양유업 이사회에 제기했다.

당시 차파트너스가 추산한 홍 전 회장의 퇴직금은 약 170억원이었다. 그러나 홍 전 회장이 2024년 실제 청구한 금액은 443억5775만원으로 추산액을 크게 웃돌았다.

차파트너스는 적법하지 않은 보수한도 결의에 따라 보수와 퇴직금이 지급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홍 전 회장의 보수와 퇴직금 문제는 심 변호사의 개인적인 문제 제기를 넘어 소수주주 측에서도 제기돼 왔다.

심 변호사가 제기한 주총결의 취소소송의 쟁점은 홍 전 회장의 의결권 행사였다.

2023년 남양유업 정기주총에서는 이사 보수한도를 50억원으로 정하는 안건이 의결됐다. 당시 최대주주이자 사내이사였던 홍 전 회장은 해당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법원은 보수한도가 정해지면 이사가 해당 한도 내에서 보수를 받을 지위에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홍 전 회장이 해당 안건에 특별한 이해관계를 가진다고 판단했다. 이 판단은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이후 홍 전 회장은 2024년 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남양유업에 443억5775만원의 퇴직금을 청구했다.

남양유업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은 퇴직일 현재의 월보수액에 재임기간과 직급별 지급률 등을 곱해 퇴직금을 산정하도록 정하고 있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연합뉴스]
여기서 양측의 주장이 갈린다.

심 변호사는 보수한도 결의가 취소된 만큼 해당 보수를 퇴직금 산정의 기초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주총결의가 취소되면 2023년 보수한도 결의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되고, 이에 기초해 수령한 보수는 법률상 원인을 상실한다”며 “그 보수를 ‘퇴직일 현재의 월보수액’으로 삼는 퇴직금 산정도 기초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홍 전 회장 측은 보수한도 결의의 효력과 실제 재직에 따른 퇴직금 청구권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보수한도 결의가 취소됐더라도 홍 전 회장이 실제 회사의 대표이사와 이사로 재직하며 업무를 수행한 사실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퇴직 당시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이 존재했던 만큼 이에 따른 퇴직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취지다.

결국 이번 재판에서는 보수한도 결의 취소의 효력이 퇴직금 산정까지 어디까지 미치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셀프 보수’ 판결, 상장사 주총에도 영향
남양유업에서 촉발된 ‘셀프 보수’ 논란은 상장사 주주총회 실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법원이 지배주주이자 이사가 자신의 보수한도 안건에 특별한 이해관계를 가진다고 판단하면서, 이사인 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해야 하는지가 주요 주총 실무 이슈로 떠올랐다.

이 과정에서 오너 지분율이 높은 일부 기업에서는 보수한도 안건 통과가 어려워지는 등 주주 통제와 경영진 보수 결정 사이의 균형도 새로운 과제로 거론된다.

심 변호사는 이번 사건 역시 단순히 443억원이라는 금액의 적정성을 따지는 문제는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과도한지 여부는 직접 쟁점은 아니다. 절차에 관한 문제로 내용에 관한 것은 아니다”라며 “주총결의 취소로 주주의 보수통제가 이루어졌음에도 퇴직금지급규정을 이유로 퇴직금을 인정한다면 앞으로 보수 및 퇴직금 관련한 이해충돌 상황에서 일반주주의 권리 보호가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심 변호사는 임원 보수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결정되더라도 지배주주의 이해관계가 개입될 가능성은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보수와 퇴직금처럼 회사 자금의 직접적인 유출로 이어지는 항목일수록 결정 과정의 적정성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심 변호사는 ”임원 보수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쓰임새가 커지고 있다”며 “특히 주주의 통제수단으로 사용 의미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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