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잠정합의안, 25표 차로 부결…‘60% 자사주’ 발목
노사 재협상 전망…내부 수습 과제로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SK하이닉스(000660) 노사가 약 2개월간 교섭해 마련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단 25표 차이로 부결되면서, 양측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습니다. 일부 직원들이 ‘성과급 60% 자사주 지급’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만큼, 조합원 설득이 과제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전임직(생산직) 노조는 전날(24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한 결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켰습니다. 전체 조합원 1만6038명 중 1만5045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50.08%(7535명)가 반대하고, 49.92%(7510명)가 찬성해 25표 차이로 부결이 결정됐습니다.
이번 합의안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인 초과이익분배금(PS)의 지급 방식이었습니다. 지난해까지 SK하이닉스는 성과급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했으나, 올해부터는 40%를 현금으로, 60%를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또 60% 중 40%는 당해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10%씩 이연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자사주로 지급받을 경우 주식 매각 시점의 업황에 따라 금전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지난해 합의한 사항이 지켜지지 않은 점도 발목을 잡았습니다. 앞서 노사는 직전 임단협 합의 과정에서 △영업이익의 10%를 PS 재원으로 활용 △PS 상한 폐지 △PS의 80% 당해 연도 지급, 20%는 2년에 걸쳐 10%씩 현금 지급 등을 합의하고, 이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서 자사주 지급 체계로 전환하면서, 10년 유지라는 기존 합의도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결과적으로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서 노사는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 성과급 지급 방식 등을 조율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찬반 격차가 크지 않아 일부 조정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자사주 지급에 대한 반발이 큰 만큼 재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됩니다.
업계에서는 임단협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자사주 지급에 대한 조합원 간 입장 차이도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생산직과 기술·사무직을 아우르는 통합노조는 통합설립TF를 구성하면서 ‘PS 현금 지급 원칙 사수’를 주요 과제로 내세운 바 있습니다. 25일 기준 통합노조 조합원은 3440여명으로, SK하이닉스 전체 임직원의 10% 수준입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