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아마존·소니 벗어나 글로벌 서비스 직접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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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들이 해외 대형 퍼블리셔(유통사)에 맡겼던 글로벌 서비스 영역을 직접 확보하고 있다. 과거 북미·유럽 시장 진출 과정에서 아마존게임즈와 소니, 텐센트 등 현지 사업 역량을 갖춘 기업과 손잡았다면 최근 퍼블리싱 인력을 직접 영입하고 플랫폼·마케팅·이용자 운영까지 내부에서 담당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대신 국내 게임사 입장에서는 이미 해외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을 직접 운영하며 글로벌 퍼블리싱 경험을 축적할 기회가 생긴 셈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 글로벌 퍼블리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해외 출시와 초기 마케팅을 통해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었다면 최근 출시 이후 몇 년 동안 커뮤니티와 콘텐츠를 관리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며 "콘솔 게임도 확장판(DLC)와 업데이트, 플랫폼 확대를 통해 IP 수명을 늘리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어 개발사가 이용자 데이터를 직접 확인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체 퍼블리싱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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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 후속작 자체 퍼블리싱···글로벌 조직도 확충
단기 출시보다 장기 운영·이용자 소통 중요해져···수익·서비스 주도권 확보
[시사저널e=장민영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해외 대형 퍼블리셔(유통사)에 맡겼던 글로벌 서비스 영역을 직접 확보하고 있다. 과거 북미·유럽 시장 진출 과정에서 아마존게임즈와 소니, 텐센트 등 현지 사업 역량을 갖춘 기업과 손잡았다면 최근 퍼블리싱 인력을 직접 영입하고 플랫폼·마케팅·이용자 운영까지 내부에서 담당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게임 사업의 무게중심이 출시 직후 판매와 매출보다 장기간 이용자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옮겨간 영향이다. 개발사가 이용자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콘텐츠와 운영 정책에 빠르게 반영하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게임 개발뿐 아니라 글로벌 서비스까지 직접 관리할 필요성이 커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엔씨와 스마일게이트다. 아마존게임즈가 각각 글로벌 퍼블리싱을 맡았던 '쓰론 앤 리버티(TL)'와 '로스트아크'의 서구권 서비스가 원개발사로 넘어온다. TL은 올해 4분기부터 엔씨 측이 글로벌 서비스를 직접 맡고, 로스트아크도 2027년 초 스마일게이트로 운영 주체가 변경된다.

◇아마존 떠나는 TL·로스트아크···개발사가 이용자 직접 관리
엔씨는 TL 글로벌 서비스 이관 이후 기존 자체 PC플랫폼 '퍼플'과 스팀, 플레이스테이션·엑스박스 이용자를 연결하는 방향으로 서비스 환경을 재정비한다. 이용자의 캐릭터와 아이템, 진행 정보 등 주요 데이터는 유지한다.

엔씨는 올해 '아이온2'와 '신더시티' 등 자체 신작의 해외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기존 TL 운영 경험을 넘겨받는 동시에 향후 자체 게임을 해외에서 직접 서비스할 인력과 조직을 갖추는 과정이다.
스마일게이트도 2027년 초부터 로스트아크의 서구권 서비스를 직접 맡는다. 캐릭터와 아이템, 진행도 등 주요 이용자 정보뿐 아니라 공식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디스코드 등 커뮤니티 운영도 개발사로 넘어간다.
직접 서비스의 가장 큰 변화는 개발과 운영 사이의 단계가 줄어든단 점이다. 해외 퍼블리셔를 거칠 경우 현지 이용자 반응이 퍼블리셔를 통해 개발사에 전달되고 다시 업데이트와 운영 정책에 반영되는 구조였다. 이를 개발사가 직접 맡으면 지역별 이용자 반응과 콘텐츠 소비 데이터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장기간 업데이트를 이어가는 MMORPG에서는 국내외 콘텐츠 제공 시점과 운영 정책의 차이가 이용자 불만으로 연결될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직접 서비스 이후 지역별 업데이트 속도와 운영의 일관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소니와 손잡았던 시프트업도 후속작 직접 유통
시프트업은 기존 게임의 운영권을 넘겨받는 두 회사와 달리 차기작부터 자체 퍼블리싱을 준비하는 사례다.
시프트업은 그동안 글로벌 시장 진출 과정에서 대형 퍼블리셔를 활용해왔다. '승리의 여신: 니케'는 텐센트의 글로벌 퍼블리싱 브랜드 레벨 인피니트가 서비스를 맡고 있으며, 2024년 출시된 '스텔라 블레이드' 플레이스테이션5(PS5) 버전도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퍼블리싱을 담당했다.
반면 지난 6월 공개한 후속작 '스텔라 블레이드: 블러드 레인'은 시프트업이 직접 글로벌 퍼블리싱할 예정이다. 기존 개발 중심 회사에서 게임 출시와 플랫폼 운영, 마케팅, 현지화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는 변화다.
관련 조직도 확충하고 있다. 시프트업은 소니 출신 에두아르 아콥칸을 퍼블리싱 총괄로 영입한 데 이어 이달에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에서 13년간 근무한 제롬 벤자돈을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총괄로 영입했다. 제롬 총괄은 향후 '스텔라블레이드: 블러드 레인'과 미카미 신지가 이끄는 언바운드의 프로젝트를 포함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담당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콘솔도 '출시 후 끝' 아니다···장기 운영 중요성 확대
글로벌 자체 퍼블리싱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는 배경에는 게임의 수명이 길어진 시장 변화가 있다. 모바일·PC 온라인 게임뿐 아니라 콘솔 패키지 게임도 출시 이후 콘텐츠 업데이트와 추가 다운로드 콘텐츠(DLC), 플랫폼 확장을 통해 판매 기간을 늘리는 방식이 일반화되고 있다.
스텔라 블레이드가 대표적이다. 싱글 플레이 중심 콘솔 게임이지만 출시 이후 보스 도전 콘텐츠와 사진 촬영 기능, 계절 행사, '니어: 오토마타' 협업 콘텐츠 등을 순차적으로 추가했다. 이후 PC 버전을 출시하면서 자사 IP '니케'와 협업하고, 신규 의상과 보스 콘텐츠 등을 PS5 이용자에게도 업데이트했다. 업데이트만으로 출시 1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판매량을 높인 바 있다.
전통적인 라이브 서비스 게임과 사업 모델은 다르지만, 게임을 출시한 뒤 이용자 반응을 확인하면서 콘텐츠와 플랫폼을 계속 확장한다는 운영 방식은 유사하다. 자체 IP를 장기간 활용하려는 게임사일수록 출시 이후 이용자와 직접 소통하는 능력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 글로벌 퍼블리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해외 출시와 초기 마케팅을 통해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었다면 최근 출시 이후 몇 년 동안 커뮤니티와 콘텐츠를 관리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며 "콘솔 게임도 확장판(DLC)와 업데이트, 플랫폼 확대를 통해 IP 수명을 늘리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어 개발사가 이용자 데이터를 직접 확인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체 퍼블리싱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 배분 줄지만 운영비는 직접 부담
자체 퍼블리싱은 수익 구조에서도 차이가 있다. 외부 퍼블리셔에 지급하던 수익 배분을 줄이고 마케팅과 업데이트 정책을 직접 결정할 수 있다. 게임 이용 데이터를 외부 사업자를 거치지 않고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기 IP 운영에서는 장점이다.
반면 부담도 함께 커진다. 지역별 현지화와 고객지원, 서버 운영뿐 아니라 글로벌 광고와 크리에이터 마케팅, 플랫폼 사업자와의 협상까지 자체 조직이 담당해야 한다. 기존 대형 퍼블리셔가 보유한 브랜드와 현지 마케팅망을 대신 구축해야 하는 비용도 발생한다.
TL과 로스트아크도 직접 서비스 전환만으로 이용자 지표가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두 게임 모두 서구권 출시 초기와 비교해 이용자가 크게 줄어든 만큼 서비스 주체 변경 이후 콘텐츠와 운영을 통해 기존 이용자를 유지하고 복귀 이용자를 확보해야 한다.
시프트업 역시 블러드 레인을 통해 개발력과 별개로 글로벌 퍼블리싱 능력을 처음 본격적으로 검증받게 된다. 플랫폼별 출시 관리와 현지 마케팅, 커뮤니티 운영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만큼 조직 확충에 따른 비용도 불가피하다.
국내 게임사들의 자체 퍼블리싱 확대는 해외 대형 퍼블리셔와의 협업이 사라진다는 의미도 아니다. 시프트업은 스텔라 블레이드 후속작을 직접 서비스하면서도 '프로젝트 스피릿'에서는 텐센트 산하 레벨 인피니트와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게임과 지역에 따라 외부 파트너와 자체 서비스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결국 변화의 핵심은 개발사가 글로벌 서비스에서 맡는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엔씨와 스마일게이트는 기존 해외 서비스의 운영권을 직접 가져오고 있고, 시프트업은 차기 IP부터 자체 퍼블리싱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신작 출시 직후의 매출보다 이용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IP를 장기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국내 게임사의 글로벌 경쟁력 평가 기준도 개발에서 서비스 역량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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