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하나만 사래요”…4만명 몰린 '포켓몬 성지'[르포]

박지애 2026. 8. 2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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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보도 사고 싶고 파이리도 갖고 싶은데 엄마가 딱 하나만 고르래요."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아레나 잔디광장에서 만난 9살 임모군은 포켓몬 굿즈가 진열된 매대 앞을 좀처럼 떠나지 못했다.

'포켓몬 메가페스타 2026: 포켓몬 별빛낙원'을 주제로 아레나 잔디광장 중앙에 지름 25m, 높이 12.5m 규모의 초대형 '몬스터볼 돔'을 세웠다.

행사 관람을 위해 잠실을 찾았다는 중년 여성은 "포켓몬을 좋아하는 조카들에게 줄 인형도 사고, 온 김에 롯데월드몰에서 쇼핑도 하려고 한다"며 "막상 보니 예뻐서 제 텀블러와 티셔츠도 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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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개학에도 하루 5000명 몰려…8일간 4.1만명 방문
어린이부터 2040까지 북적…30년 포켓몬, ‘세대 통합형 IP’로
겨울 ‘크리스마스 마켓’ 이어 여름도 정례화…롯데타운 집객 강화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잠만보도 사고 싶고 파이리도 갖고 싶은데 엄마가 딱 하나만 고르래요.”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아레나 잔디광장에서 열린 ‘2026 롯데타운 서머마켓’을 찾은 방문객들이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사진=박지애 기자)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아레나 잔디광장에서 만난 9살 임모군은 포켓몬 굿즈가 진열된 매대 앞을 좀처럼 떠나지 못했다. 손에 들었던 인형을 내려놓았다가 다시 집어 들기를 반복한 지 한참. 함께 온 어머니가 “이제 정말 하나 골라야 한다”고 재촉하자 임군은 한참을 고민한 끝에 잠만보 인형 하나를 품에 안았다.

이날 서울 전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졌지만 ‘피카츄’를 만나려는 발길은 꺾이지 않았다. 오전 10시30분 문을 연 ‘2026 롯데타운 서머마켓’에는 개장 직후부터 예약 방문객이 속속 모여들었다. 오전 11시30분께가 되자 입장을 기다리는 행렬은 아레나 잔디광장을 따라 길게 늘어서 끝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폭염에도 400평 북적…8일 만에 4만1000명

서울 시내 상당수 학교가 개학에 들어가며 여름방학이 막바지에 접어든 시점이었지만 이날 행사장은 오전부터 북적였다. 아직 방학 중인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은 물론 교복 차림의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혼자 굿즈를 둘러보는 성인 남성까지 방문객의 연령대도 다양했다. 유치원생들이 단체 현장체험을 온 한편 초등학생 아들과 아버지, 어머니와 성인 아들 등 가족 단위 방문객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실제 올해 30주년을 맞은 포켓몬스터는 더 이상 ‘어린이 캐릭터’에 머물지 않고 있다. 1990~2000년대 포켓몬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접하며 성장한 세대가 이제 구매력을 갖춘 20~40대로 성장하면서 어린이부터 부모세대까지 함께 소비하는 ‘세대 통합형 IP’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세대 통합형 IP’의 힘은 굿즈 판매장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어린아이 손을 잡은 부모부터 교복 차림 학생, 20~30대와 중년층까지 매장을 빼곡히 채웠다. 피규어와 인형, 키링, 가방 등을 손에 든 방문객들이 결제를 위해 길게 줄을 섰다.

어머니와 행사장을 찾은 20대 남성은 “조카가 많아 선물 사려고 왔다”며 인형과 키링을 한아름 골라 담았다. 행사장에서만 단독 선판매하는 튜브를 낀 고라파덕과 손가락에 끼울 수 있는 잉어킹 상품에도 고객들의 손길이 이어졌다. 피카츄와 파이리 피규어는 이날 오전 이미 물량이 소진돼 다음 날 재입고를 기다려야 했다.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아레나 잔디광장 ‘2026 롯데타운 서머마켓’ 내부가 포켓몬 굿즈를 둘러보는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박지애 기자)
흥행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 16일 문을 연 서머마켓에는 23일까지 8일간 약 4만 1000명이 다녀갔다. 하루 평균 5000명 이상이 찾은 셈이다. 롯데백화점은 행사가 끝나는 31일까지 약 8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안전한 행사 운영을 위해 100% 사전예약제로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으로 실제 방문 수요는 이보다 더 많다”며 “앞서 지난 7일 1차 사전예약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예약 창구가 열리자마자 최대 동시 접속자가 2만명에 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포켓몬 보러 왔다 쇼핑까지’…IP로 승부하는 백화점 ‘경험 경쟁’

롯데백화점이 올해 처음 선보인 서머마켓은 약 1322㎡(400평) 규모다. ‘포켓몬 메가페스타 2026: 포켓몬 별빛낙원’을 주제로 아레나 잔디광장 중앙에 지름 25m, 높이 12.5m 규모의 초대형 ‘몬스터볼 돔’을 세웠다.

돔 안으로 들어가면 12m 길이 수로와 초대형 미디어월에서 폭포와 포켓몬 영상이 펼쳐진다. 롯데자이언츠와 유니클로, 레고, FC서울 등 10개 브랜드가 참여해 포켓몬 유니폼과 인형, 피규어, 텀블러 등 협업 상품도 판매한다.

야외 공간은 ‘몬자상’의 피카츄 치즈 야키소바빵, ‘새들러하우스’의 메타몽 젤리 화채 등 먹거리로 채웠다. 집객 효과는 야외 행사장에만 그치지 않는다. 롯데월드몰 1층 아트리움에는 잉어킹이 머무는 무릉도원을 콘셉트로 한 연계 팝업스토어도 마련했다. ‘잉어킹, 약하지만 괜찮아’ 기획 상품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등 야외 서머마켓에서 시작한 고객 동선을 롯데월드몰 내부까지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행사 관람을 위해 잠실을 찾았다는 중년 여성은 “포켓몬을 좋아하는 조카들에게 줄 인형도 사고, 온 김에 롯데월드몰에서 쇼핑도 하려고 한다”며 “막상 보니 예뻐서 제 텀블러와 티셔츠도 샀다”고 말했다.

24일 오전 ‘2026 롯데타운 서머마켓’에서 방문객들이 행사장에서 단독 선판매하는 손가락 인형 형태의 잉어킹 굿즈 모습. (사진=박지애 기자)
롯데는 세대를 아우르는 포켓몬 IP의 집객력을 활용해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불러들이고 체류시간과 쇼핑·식음료 소비까지 확대하는 전략이다. 특히 매년 겨울 잠실에서 운영해온 ‘크리스마스 마켓’에 이어 올해 처음 선보인 서머마켓도 정례화한다는 계획이다. ‘겨울엔 크리스마스 마켓, 여름엔 서머마켓’이라는 계절별 대표 콘텐츠를 만들어 롯데월드몰과 백화점 등 잠실 롯데타운 전체의 집객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30주년을 맞은 글로벌 IP 포켓몬스터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매년 여름 고객들에게 잊지 못할 공간 경험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여름 대표 리테일 축제로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지애 (pja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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