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안 깨고 급전 마련…약관대출 석 달 새 1.7조↑
7월 증가폭은 둔화…은행 대출여건 변화가 향후 변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5/552795-r1dG8V7/20260825140008298svzk.jpg)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보험을 해지하지 않고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보험계약대출이 가계의 새로운 급전 창구로 부상하고 있다.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진 사이 주요 생명보험사의 약관대출 잔액은 석 달 만에 1조7000억원 가까이 불어나며 42조원을 넘어섰다.
보험사들도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맞춰 한도를 조정하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생활비와 주택 관련 자금 등 실수요가 이어지면서 잔액은 석 달 연속 증가했다. 다만 7월 들어 증가폭이 다소 둔화된 만큼 향후 은행권 대출 여건 변화가 흐름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NH농협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 5곳의 7월 말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42조372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41조9060억원보다 4666억원 증가한 규모다.
보험 유지하며 자금 마련…석 달 연속 증가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지난 4월 40조7005억원에서 5월 41조2279억원, 6월 41조9060억원, 7월 42조3726억원으로 석 달 연속 증가했다. 4월 이후 늘어난 금액만 1조6721억원에 달한다.
보험계약대출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바탕으로 쌓인 해약환급금 범위에서 돈을 빌리는 상품이다. 일반 신용대출과 달리 복잡한 심사 없이 이용할 수 있고 보험계약을 해지하지 않아도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은 편이다.
최근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관리가 강화되면서 이 같은 장점이 더욱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에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차주 일부가 생활비나 주택 잔금 등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계약대출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고물가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장기간 유지해온 보험을 해지하기보다 계약을 유지한 채 필요한 자금만 빌리려는 수요도 잔액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맞춰 일부 상품의 대출 한도를 낮추는 등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간편한 대출 구조 특성상 수요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증가세는 꺾여…은행 대출 여건이 변수
다만 증가 속도는 다소 둔화됐다. 월별 증가액은 5월 5274억원에서 6월 6781억원으로 확대됐지만 7월에는 4666억원으로 줄었다. 잔액은 계속 늘었지만 증가세 자체는 한풀 꺾인 셈이다.
상반기 보험계약대출 증가에는 생활자금 수요뿐 아니라 증시 강세에 따른 투자자금 수요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이른바 '빚투'를 위한 자금 수요가 주춤한 점도 증가폭 둔화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향후에는 은행권의 대출 공급 여건이 보험계약대출 흐름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금융당국이 최근 실수요자 대출 공급이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가계대출 관리 강도를 일부 조정하면서 은행권의 자금 공급 여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자금을 구하기 쉬워지면 보험업권으로 이동했던 일부 수요가 다시 은행권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반면 보험계약대출은 해약환급금을 기반으로 별도의 복잡한 심사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어 생활비 등 단기 자금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절차가 간편한 보험계약대출로 일부 자금 수요가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생활비 등 실수요가 꾸준한 만큼 은행권 대출 여건이 개선되더라도 보험계약대출의 고유한 수요까지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