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잔부상, 그래도 내색않는 이기혁 “다른 선수들 생각하면 아프다는건 배부른 소리죠”

윤은용 기자 2026. 8. 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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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이기혁. 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경향 윤은용 기자] 쉴 틈 없이 달려온 만큼 몸 곳곳에서 조금씩 신호가 오고 있다. 그래도 이기혁(강원)은 그라운드에 들어서는 순간만큼은 아픈 기색을 보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경기에 나서고 싶어도 기회를 얻지 못하는 동료들을 생각하면 자신이 힘들다고 말하는 것조차 조심스럽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기혁은 지난 23일 대전하나시티즌과 경기를 마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최근 몸 상태에 대해 “지난해부터 계속됐던 잔부상들이 좀 있다. 사실 지난해에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는데도 올해 계속 뛰면서 같은 부위에 지속적으로 통증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기혁은 이날 선발 명단에서 빠졌으나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됐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몸에 가해지는 부담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는 “올해 초부터 참고 뛰었다. 경기 수가 많아지다 보니 통증의 정도가 조금 더 심해지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경기가 많이 남았고 아시안게임도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몸 관리와 회복을 더 잘하는 게 우선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기혁에게 올 시즌은 유독 길고 숨 가쁘다. 소속팀 강원에서 꾸준히 경기를 소화한 이기혁은 지난 6~7월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다. 생애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은 이기혁에게는 잊지 못할 경험이었지만, 당시에도 몸 상태가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여기에 다음달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해야 한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래도 이기혁은 부상을 빡빡한 일정의 핑계로 삼지 않았다. 이기혁은 “올해 초부터 그랬고 월드컵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정신을 더 강하게 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계속 해왔기 때문에 개인적인 회복이나 몸 관리를 조금 더 잘하면 괜찮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프로 데뷔 이후 이렇게 많은 경기를 소화한 시즌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오히려 자신을 ‘복 받은 선수’라고 표현했다. 이기혁은 “다른 선수들은 나처럼 뛰고 싶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못 뛰는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하면 나는 오히려 복을 받은 것”이라며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지만 아직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는 뛰고 싶어도 뛰지 못하는데 내가 힘들다고 하는 것은 너무 배부른 소리가 아닌가 싶다. 경기장 안에 들어가서는 최대한 티를 내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몸 상태보다 이기혁을 더 아쉽게 만드는 것은 최근 자신의 경기력이다. 그는 대전전을 돌아보며 “경기 결과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경기가 요즘 나오지 않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좀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짧게 덧붙이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아픈 곳을 먼저 이야기하기보다는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몫을 해내는 것. 긴 시즌을 버티는 이기혁이 스스로에게 세운 원칙이다.

강원FC 이기혁. 프로축구연맹 제공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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