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임금 안 깎는 정년연장’…“임금피크제 뒤로 밀려” 우려 확산[비즈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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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가 가까스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를 두고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확대 개악을 선제적으로 차단했다"고 평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 합의안은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 조정 여지를 줄이는 방식"이라며 "정년이 늘어나는 만큼 호봉제 혜택도 늘어나 기업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년 연장 법제화를 대비해 임금피크제 외에도 장기적 관점에서 직무급제, 근로시간 조정, 호봉제 폐지 등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향후 근본적인 임금체계 개선까지 검토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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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피제 확대 없이 61~63세 임금 상승 길 열어
퇴직자 재고용률 99%에도 정년연장 요구
20대 신규채용 1년 새 60.2% 급감
조합원 40.2%가 2032년까지 정년퇴직
재계 “산업계 전반 확산 우려”
![현대차 양재 사옥 전경 [현대차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5/ned/20260825103518048iqov.jpg)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가까스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파업 장기화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경제계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법정 정년연장이 이뤄질 경우 이를 적용하되, 현행 임금피크제를 더 확대하지 않기로 한 문구가 합의안에 담기면서다. 당장 정년을 늘린 것은 아니지만, 향후 ‘임금 조정 없는 정년연장’의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전날 울산공장에서 시작한 제17차 단체교섭을 날을 넘겨 이어간 끝에 이날 오전 1시30분께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원 인상, 성과금 400%와 일시금 1270만원, 주식 15주, 복지포인트 50만원 등이 담겼다. 신규 인원 500명 충원, 손해배상·가압류 철회, 하기휴가비 인상 등도 포함됐다. 1인당 약 4000만원을 받는 셈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정년 관련 합의다. 노사는 정년연장 법제화 시 이를 적용하고, 단계적 정년연장 법제화 때도 현행 임금피크제 확대 없이 정년연장을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를 두고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확대 개악을 선제적으로 차단했다”고 평가했다.

현행 현대차의 임금피크제는 60세 정년을 전제로 한다. 생산직 일반사원 기준으로 만 59세에는 기본급을 동결하고, 만 60세에는 기본급을 10% 삭감하는 구조다. 정년을 60세까지 보장하는 대신 정년 직전 임금을 일부 조정하는 방식이다.
경영계는 그동안 정년연장 논의에서 임금체계 개편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현행 연공서열 중심 임금체계가 유지된 상태에서 정년만 늘어나면 고임금 고령 인력의 고용 기간이 길어져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년을 일률적으로 늘리기보다 임금체계 개편과 퇴직 후 재고용 등 유연한 고용 방식을 병행해야 한다는 게 경영계의 입장이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정년연장이 강제될 경우 기업의 투자와 신규 고용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 노사가 이번에 합의한 내용은 이와 반대 방향이다. 법정 정년이 65세로 늘어날 경우 61세부터 63세까지는 임금협상에서 정해지는 기본급 인상분과 기존 호봉 체계에 따른 임금 상승분이 반영되고, 64세에 임금을 동결한 뒤 65세에 기본급을 10% 삭감하는 구조다.

현재 ‘59세 동결·60세 10% 삭감’ 구조가 정년연장 구간 전체로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정년 이후인 61~63세에도 임금이 계속 오를 수 있는 길을 열어둔 셈이다. 이 경우 임금 피크는 60세가 아니라 63~64세 구간에서 형성된다. 정년은 65세까지 늘어나는데 임금 조정은 마지막 2년에 그치는 구조여서 기업 입장에서는 고임금 고령 인력의 인건비 부담이 더 길게 이어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 문구가 현대차에만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정년연장은 정치권과 노동계가 동시에 밀어붙이는 장기 과제다. 현대차지부는 금속노조 산하에서도 조직력과 협상력이 큰 대표 사업장으로 꼽힌다.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사, 철강, 조선, 정유 등 국내 제조업 노사관계의 기준점 역할을 해온 만큼, 현대차 노사가 남긴 문구가 향후 산업계 전반의 교섭에서 기준점처럼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이번 협상 과정에서 정년연장은 금속노조가 전면에 내세운 핵심 요구였다. 현대차지부도 상급단체 기조에 맞춰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확대 반대를 강하게 밀어붙였고, 결국 잠정합의안에 관련 문구를 반영시켰다. 사측으로서는 정년연장 자체를 당장 수용하지 않는 대신, 법제화 이후 현행 임금피크제 틀을 확대하지 않는 선에서 적용하는 방식으로 절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이미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정년퇴직자 재고용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 정년퇴직자를 계약직으로 다시 채용하는 숙련 재고용 제도를 시행 중이다. 매니저급 이하 정년퇴직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하며, 근무상 결격 사유가 없으면 1년 단위로 최대 2년까지 일할 수 있다.
다만 재고용은 기존 정규직 신분을 유지하는 정년연장과는 차이가 크다. 재고용 1년 차 처우는 군필 초임 수준이고, 2년 차에는 기본급을 일부 올리는 방식이다. 정년 이후 일할 기회는 보장되지만, 기존 임금 수준이 그대로 유지되는 구조는 아닌 셈이다.
![이달 20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오전조 근무자들이 4시간 부분파업으로 일찍 퇴근하고 있다. [연합]](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5/ned/20260825103519102vhdl.jpg)
재고용 비율도 사실상 99% 안팎에 달한다. 현대차의 50대 이상 신규채용 인력은 2023년 2968명, 2024년 3807명, 지난해 3383명 등 매년 3000명 안팎에 이른다. 대부분은 정년퇴직 이후 다시 채용된 숙련 재고용 인력이다.
반면 청년 채용은 줄고 있다. 현대차의 20대 신규 채용 인력은 2021~2024년 1만3000~1만6000명대를 유지했지만, 지난해에는 5782명으로 급감했다. 1년 전보다 60.2% 줄었고, 2023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향후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지난해부터 2032년까지 약 8년 동안 현대차 조합원 1만6325명이 정년퇴직할 예정이다. 2024년 말 조합원 4만592명의 40.2%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현행 60세인 법정 정년을 2029년 61세로 올린 뒤 2년마다 1세씩 높여 2037년 65세에 도달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입법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늘어난 정년만큼 퇴직 후 재고용 기간도 추가로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뒤따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 합의안은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 조정 여지를 줄이는 방식”이라며 “정년이 늘어나는 만큼 호봉제 혜택도 늘어나 기업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65세 정년이 확보되면 66세, 67세 논의와 정년 후 재고용을 통한 추가 고용 연장 요구도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회예산정책처 ‘예산춘추’ 기고문에서 “정년 연장으로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희망퇴직 등 정년 전 자발적 퇴직을 유도하는 방식이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년 연장 법제화를 대비해 임금피크제 외에도 장기적 관점에서 직무급제, 근로시간 조정, 호봉제 폐지 등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향후 근본적인 임금체계 개선까지 검토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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