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넘으니 예전 같지 않은 이유 있었다… 뇌 노화 ‘급발진’의 비밀

우리는 흔히 ‘50세를 넘기니 몸도 머리도 예전 같지 않다’고 말하곤 한다. 실제로 이렇게 느끼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0세를 넘기면서 우리 뇌를 원래 지키던 면역세포가 점차 사라지고, 몸속 혈관을 떠돌던 다른 세포들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해서라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UC 샌디에이고와 UC 어바인 연구진은 20~100세 다양한 연령대 40명으로부터 기증된 뇌 조직(해마·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을 정밀 조사해 이런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분석 내용은 지난달 말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50세 넘기면 뇌 세포가 바뀐다
우리 뇌 속에는 ‘미세아교세포(microglia)’라는 특별한 세포가 있다. 뇌 면역을 책임지는 전담 경비원 같은 세포다. 이 세포들은 우리가 태어나기 전,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뇌에 자리 잡아서 평생 그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여기에 새로운 사실을 추가로 찾아냈다. 사람들이 보통 50세를 넘기면 이 미세아교세포가 하나둘 사라지고, 대신 혈액 속을 떠돌던 단구(Monocyte) 유래 세포가 그 자리를 채운다는 것이다. 70대 후반이 되면 본래 면역세포는 거의 남지 않고, 새로 들어온 세포들이 뇌를 차지하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새로 들어온 세포들이 원래 있던 세포보다 훨씬 예민해서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도 더 많이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뇌 노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유전자 구조도 느슨해진다
뇌를 늙게 만드는 또 다른 변화도 있다. 뇌를 돌보는 세포가 같이 줄어드는 것이다. ‘별아교세포(astrocyte)’는 신경세포들이 서로 잘 연결되도록 돕고, 뇌와 혈액 사이의 관문(혈뇌장벽)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수록 이 세포의 숫자가 꾸준히 줄면서,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미토콘드리아 기능도 함께 떨어진다.
뇌 속 유전자 DNA의 구조도 50세를 넘기면서 헐거워진다. 우리 몸의 DNA는 세포 안에서 아무렇게나 뭉쳐 있지 않고, 마치 잘 정리된 서랍장처럼 구획을 나눠 차곡차곡 접혀 있다. 필요한 유전자를 필요할 때 정확히 꺼내 쓰기 위해서다. 나이가 들면 이 서랍장처럼 잘 나뉘어 있던 칸막이 구조가 점점 느슨해져 유전자 조절도 쉽지 않아진다.
◇뇌세포 하나하나 읽어내서 밝혔다
연구진이 이렇게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뇌세포의 비밀을 새롭게 찾아낸 건 ‘DNA 메틸화’란 분석법 덕분이기도 하다. 뇌세포들을 하나하나 읽어내 세포가 어디서 왔는지 확인하는 최신 기술이다. 인공지능(AI) 분석과 결합해 그 정확도를 더욱 높였다.
참고 자료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t8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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