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건조한 날씨에 해충 피해 적어”…‘건고추’ 물량 몰려 초반시세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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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9시 경북 서안동농협 농산물고추공판장.
박중규 북안동농협 농산물유통센터장은 "우리 농협 기준 지난해 홍고추 경매량은 2054t이었는데, 올해는 2500t을 충분히 넘길 듯 싶다"면서 "기름값 부담에 따라 건조기를 돌리지 않고 홍고추 형태 그대로 출하하는 농가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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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지제거’ 일평균 출하량 51% ↑
홍고추도 늘어…값 전망 엇갈려

20일 오전 9시 경북 서안동농협 농산물고추공판장. 건고추 경매 시작 2시간 전이지만 경매장은 반입된 햇건고추가 풍기는 맵고 달달한 냄새로 가득했다. 곧이어 건고추를 가득 담은 30㎏들이 포대로 경매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포대를 싣고 온 차량도 길게 꼬리를 물었다.
의성에서 건고추 11포대(330㎏)를 싣고 새벽 5시에 집을 나섰다는 농민 박재훈씨(67·금성면)는 “올해 작황은 전반적으로 괜찮은 편”이라면서도 “첫물·두물 물량이 많아선지 초반 시세가 지난해보다 낮게 형성돼 아쉽다”고 말했다.
농협 농산물고추공판장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18∼21일) ‘꼭지 제거 건고추(화건·노지)’ 하루 평균 출하량은 6만6271㎏이었다. 지난해 이맘때(8월18∼22일) 일평균 물량(4만3796㎏) 대비 51.3% 많다.
김현규 농협 농산물고추공판장장은 “지난해 8월엔 하루 건고추 전체 출하량이 10만근(1근당 600g)을 넘긴 날이 2일에 불과했는데, 올해는 출하가 본격화한 18일부터 3일 연속 10만근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추세라면 9월 상순까지 일평균 10만근 안팎이 꾸준히 출하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초반 물량이 몰린 데는 날씨 영향이 크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김현수 경매사는 “7월말∼8월 상순 안동·영양·봉화 지역 날씨가 건조해 바이러스나 해충 피해가 적었고, 최근 들어 밤 기온이 내려가 작물체에 달린 고추가 한꺼번에 빨갛게 익으면서 수확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물량 증가는 시세 하락으로 이어졌다. 24일 농협 농산물고추공판장에서 꼭지 제거 건고추(화건·노지)는 600g당 평균 9939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다섯째주(25~29일) 평균 시세(1만954원)보다 9.3% 낮다. 김 경매사는 “출하량이 지속해서 많다면 앞으로 시세가 9000원 초중반대로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고추 출하량이 늘어난 것도 올해 고추시장 특징 중 하나다. 박중규 북안동농협 농산물유통센터장은 “우리 농협 기준 지난해 홍고추 경매량은 2054t이었는데, 올해는 2500t을 충분히 넘길 듯 싶다”면서 “기름값 부담에 따라 건조기를 돌리지 않고 홍고추 형태 그대로 출하하는 농가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농가들에 따르면 화건 고추 기준 건조기 가동 시간은 최소 48시간에서 최대 72시간에 달한다.
경남 창녕에서 1322㎡(400평) 규모로 시설고추를 재배하는 최정숙씨(54)는 “고추 생산기반이 과거 소농 위주에서 대농 위주로 재편되면서 대농이 다량으로 수확한 고추를 미처 다 말리지 못하고 홍고추로 출하하는 사례가 많다”고 귀띔했다.
시세 전망은 엇갈렸다. 김 경매사는 “7월말∼8월초 폭염으로 꽃이 제대로 피지 못해 고추가 많이 달리지 않아 시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매장에서 만난 한 농민은 “초반 시세가 저조하면 농가들이 방제 횟수를 줄이는 등 원가 절감에 나서는데 이로 인한 품질 저하로 상품성 있는 물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이달 중순 이후 기온이 내려가고 비가 적절히 내려 작황이 회복세”라고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4일 ‘8월 양념채소 관측’에서 “올해 건고추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1.8% 적지만 단수(10a당 생산량)가 양호해 생산량은 전년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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