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법원장 힘빼기… 법원행정처 폐지 이어 제청권 축소 나서

조권형 기자 2026. 8. 25.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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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 논란과 관련해 법원조직법 개정 검토를 지시하면서 민주당이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을 명확히 하기 위한 입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 제청을 반려할 경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군 내에서 다른 후보를 제청하도록 하는 법 개정을 검토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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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대법관 추천위 무력화 안돼”
제청 반려때 새 추천위 구성 없이 기존 후보군서 재제청하도록 개편
추천위 인원 늘리고 다양화 추진
靑, 대법관 서면제청에 “임명권 침해”
24일 오전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제34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왼쪽)이 김상환 헌법재판소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날 조 대법원장은 축사에서 “국가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통제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법의 지배’라는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고 밝혔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 논란과 관련해 법원조직법 개정 검토를 지시하면서 민주당이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을 명확히 하기 위한 입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 제청을 반려할 경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군 내에서 다른 후보를 제청하도록 하는 법 개정을 검토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또 대법관후보추천위원의 수를 늘리고 추천위원 구성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행정처 폐지에 이어 사실상 대법원장 힘 빼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金 “대법관후보추천위 무력화 안 돼”

김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법관후보추천위 자체를 무력화하는 게 조 대법원장의 노림수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대법관을 새로 임명할 때마다 추천위를 구성토록 한 법원조직법 41조 2항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원내지도부에 주문했다. 서면 제청 논란 이후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법원행정처 폐지 재추진이 거론돼 왔지만 김 대표가 직접 ‘사법개혁’ 방안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김 대표의 이 같은 지시는 조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가 대법관 후보 추천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있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조 대법원장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서면 제청하기 전 추천위가 추천한 후보 4명에게 모두 전화해 재추천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사실상 이 대통령의 반려나 국회의 임명 거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대법관 후보를 추천하는 방안을 사전 검토한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에선 이 대통령이 조 대법원장의 제청을 반려하면 추천위를 새로 구성하는 대신에 추천위가 앞서 추천한 나머지 후보인 김민기 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중 1명을 제청하도록 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는 김 고법판사를 1순위 후보로 검토했지만 대법원은 김 고법판사의 남편인 오영준 헌법재판관이 이 대통령 지명 몫으로 임명됐던 점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며 제청을 미뤄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은 통화에서 “청와대가 대법관 후보 제청을 반려할 때마다 다시 추천위를 꾸려야 한다는 건 문제”라며 “추천위가 추천한 후보들 중에서 재제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與, 대법원장 힘 빼기 나설 듯

민주당은 대법관 후보 추천 과정 개편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사법행정 정상화 태스크포스(TF)가 발의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에는 현행 10명인 추천위를 13명으로 늘리고, 헌법재판소 사무처장과 전국법관대표회의 추천 법관 2명, 지방변호사회 회장단 과반수 추천 변호사 1명 등을 위원으로 추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재 선임 대법관, 법원행정처장, 대법관이 아닌 법관 1명, 변호사 자격이 없는 전문가 3명 등으로 구성돼 대법원장의 영향력이 큰 추천위의 구성을 다양화하겠다는 것이다. 대법원장이 임명하거나 위촉하도록 한 대법관후보추천위원장도 위원 중에서 선출(호선)토록 했다.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한 홍익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과 관련해 “기존 관행에서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며 “대통령의 임명권이 일정 정도 침해됐다는 인식에는 공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이 “(대통령이 대법관을) 자기 사람으로 임명해서 (본인에게) 유리한 재판 환경을 만들려는 뜻 아니냐고 국민들이 이해하고 있다”고 하자, 홍 수석은 “어느 국민인지 확인해 보셔야 할 것 같다”고 맞받았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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