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씨 추정 주검’ 거주지서 불과 400m에…뒷북 수사로 단서 사라져

서보미 기자 2026. 8. 2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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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실종 신고가 됐던 60대 남성에 이어 30대 여성도 끝내 주검으로 돌아오면서 두 사건을 거짓으로 종결한 경찰의 심각한 직무유기에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장씨 사촌동생은 이때 서울 노원경찰서를 찾아 실종 신고를 했고, 이 경찰서는 제주경찰청으로 사건을 이첩했다.

실종 초기에 시시티브이를 통해 장씨의 동선을 확보하지 못한 경찰은 한림항 인근부터 수색을 시작했고, 결국 주검은 나흘 만에 한림항으로부터 약 1.5㎞ 떨어진 거주지 근처에서 발견됐다.

장씨 실종 사건 보도를 본 뒤 허위 종결을 의심한 가족이 지난 21일 또 신고했고, 그제야 수색을 시작한 경찰은 이튿날 휴대전화 최종 위치를 확인해 주검을 수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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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허위 종결’ 제주 실종 여성 사건 시신 발견
경찰이 24일 제주시 한림읍 야자수농장에서 104일 전 실종됐던 장미란씨로 추정되는 주검을 발견한 뒤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에서 실종 신고가 됐던 60대 남성에 이어 30대 여성도 끝내 주검으로 돌아오면서 두 사건을 거짓으로 종결한 경찰의 심각한 직무유기에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담당 경찰관의 ‘셀프 종결’과 함께 뒷북 수사와 수색을 두고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24일 해양경찰·군·민간과 제주시 한림읍에서 합동 수색하는 과정에서 장미란(37)씨로 추정되는 주검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16일 오전 9시44분께 장씨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한림읍 일대를 중심으로 집중 수색에 나선 지 나흘 만이다. 주검이 발견된 야자수농장은 장씨가 남자친구와 장기 투숙한 펜션으로부터 직선으로 불과 400m 남짓 떨어진 도로 옆에 있었다. 휴대전화는 주검과 함께 있었고 유서는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주검의 자세와 위치를 볼 때 범죄 피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애초 남자친구는 장씨가 펜션을 나가고 사흘 만인 5월15일 저녁 6시43분 112에 첫 실종 신고를 했으나, 사건은 2시간33분 만인 밤 9시16분에 종결됐다. 그 뒤로도 12시간 넘게 켜져 있던 장씨 휴대전화의 위치추적을 통해 행방을 확인할 기회를 놓친 것이다. “연락이 됐다”는 제주서부경찰서 부아무개 경장의 거짓말을 믿고 기다렸던 가족은 7월19일 두번째로 신고했지만, 이때도 수색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장씨 사촌동생은 이때 서울 노원경찰서를 찾아 실종 신고를 했고, 이 경찰서는 제주경찰청으로 사건을 이첩했다.

이 과정에서 신고 접수 담당자가 장씨 사촌동생에게 “다 큰 성인인데 단순 가출 아니냐”, “직계도 아닌데 친척 언니를 신고하러 왔냐”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아직 실종자가 발견되지 않은 게 좋은 소식이다. 안 좋은 일이 일어난 거면 진작 발견됐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원경찰서서 관계자는 “이미 종결된 사건이어서 신고하는 진위가 어떻게 되는지, 신변의 위험성 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그런 질문을 한 것인데 오해를 일으킨 것 같다”고 했다.

가족이 제보를 받기 위해 장씨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한 뒤인 이달 19일에야 경찰은 실종 경보 문자를 보내고 이튿날부터 수색에 들어갔다. 하지만 석달 넘게 수사와 수색이 미뤄지는 동안 장씨 행방이나 사망 경위를 찾을 수 있는 단서는 대부분 사라졌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제주도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장씨가 실종된 지점 인근에 있는 폐회로티브이(CCTV) 118대의 영상이 이미 6월 중순쯤 자동 삭제됐다.

실종 초기에 시시티브이를 통해 장씨의 동선을 확보하지 못한 경찰은 한림항 인근부터 수색을 시작했고, 결국 주검은 나흘 만에 한림항으로부터 약 1.5㎞ 떨어진 거주지 근처에서 발견됐다. 이미 주검의 부패는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고 한다. 거주지에서 걸어서 약 5분 거리에 있는 장씨 주검을 찾는 데 101일이나 걸린 셈이다. 애초 수색 범위 설정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경찰 관계자는 “주검 발견 지점은 한림항과 같은 통신기지국 반경 안에 있다”고 말했다.

장미란씨로 추정되는 주검이 발견되기 전인 24일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 일대에서 장씨를 찾기 위한 수색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부 경장이 허위 종결한 60대 남성 실종 사건을 처리한 경찰의 대응도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이 남성 가족은 지난달 2일 제주서부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했지만 부 경장은 5시간36분 만에 “무사하다”며 사건을 단독으로 마무리했다. 그 뒤에도 가족이 “아직도 연락이 안 된다”며 두차례 경찰서를 방문했으나 실종전담팀은 부 경장만 믿고 수사와 수색에 착수하지 않았다. 장씨 실종 사건 보도를 본 뒤 허위 종결을 의심한 가족이 지난 21일 또 신고했고, 그제야 수색을 시작한 경찰은 이튿날 휴대전화 최종 위치를 확인해 주검을 수습했다. 불과 이틀 만에 실종자 주검 두 구를 찾을 수 있었던 경찰이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던 셈이다. 이 실종자 유족은 이날 제주지법의 체포적부심사에서 석방이 결정된 뒤 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는 부 경장을 향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유족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계속 아버지가 연락되지 않아 다시 경찰을 찾았지만 경찰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 ‘가족들이 개인적으로 알아보라’고 했다”며 “경찰을 믿었지만 충분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해 3월부터 실종수사팀에서 근무한 부 경장이 허위 종결한 사건이 추가로 드러날 수도 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보고받기로는 (부 경장이 실종 사건) 298건을 처리했다”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실종자의 주검이 전날 제주시 조천읍 앞바다, 이날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에서 각각 발견됐지만 두 사건은 부 경장이 담당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보미 박고은 정환봉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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