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구역 지정권 자치구 준다고 빨라지지 않아"

김준희 2026. 8. 2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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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택 공급 속도 개선을 위해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권한 기초단체장 이양' 카드를 꺼내 든 데에 대해 서울시가 반대 의사를 표했다.

김동구 서울시 주택실 건축기획관은 24일 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서울에서 추진 중인 정비사업 규모와 실제 인허가 절차를 감안하면 500가구 이하 사업 권한을 자치구로 이양한다고 해서 주택 공급이 획기적으로 늘거나 사업 기간이 단축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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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500가구 이하 사업장 권한 이양'
서울시 "이미 대다수 권한 자치구에 있어"
"난개발·쪼개기 등 부작용 시민 피해 우려"

정부가 주택 공급 속도 개선을 위해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권한 기초단체장 이양' 카드를 꺼내 든 데에 대해 서울시가 반대 의사를 표했다. 오히려 서울시 광역 도시계획이 무너지고 사업지를 억지로 쪼개는 등 난개발이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500가구 이하 사업장 대부분이 이미 자치구 인허가 과정을 진행 중인 점, 정비사업 전체 인허가 권한 9개 중 서울시 행사 권한은 2개뿐이라는 점에서 권한 이양에 따른 실효성도 크지 않다는 게 서울시 지적이다.

김동구 서울시 주택실 건축기획관이 24일 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사진=김준희 기자 kjun@

"시 인허가 권한, 9개 중 2개뿐"

김동구 서울시 주택실 건축기획관은 24일 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서울에서 추진 중인 정비사업 규모와 실제 인허가 절차를 감안하면 500가구 이하 사업 권한을 자치구로 이양한다고 해서 주택 공급이 획기적으로 늘거나 사업 기간이 단축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개별 자치구 단위로 (구역 지정을) 결정하게 되면 광역 도시계획이 무너지고 결국 난개발을 초래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며 "공공기여 비율과 용도 기준이 자치구마다 상이해지면 특혜 논란과 부동산 투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또 "현재 순조롭게 추진되던 구역들조차 500가구 기준에 맞추기 위해 사업지를 억지로 쪼개거나 제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와 여당(더불어민주당)은 전날 고위당정협의회를 통해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인허가 권한을 기초단체장에게 부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단행해 공급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정비사업 전체 9개 인허가 권한 중 조합설립·사업시행·관리처분 등 7개 권한은 자치구에 있다. 서울시 행사 권한은 △구역 지정을 위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사업시행을 위한 통합심의 등 2개다. 시는 건립가구수 기준 500가구 이하 사업장에 대한 이 2가지 권한을 자치구에 이양하려는 게 정부와 여당의 취지로 해석하고 있다.

이미 대다수 권한이 자치구에 있는 상황에서 이양에 따른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시 측 주장이다.

김 주택기획관은 "서울시 권한인 2가지 심의 소요기간은 정비사업 전체 기간 12년 중 약 4개월에 불과하다"며 "현재 500가구 이하 추진 사업 193개소 중 구역 지정 단계는 31개소(16%)뿐으로 나머지 대다수 사업장이 이미 자치구 인허가 과정에 올라 순항 중"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시계획위원회 평균 처리기간은 84일, 가결률은 약 90%다. 통합심의 또한 평균 처리기간 32일, 가결률 97%를 기록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일 면담을 가졌다./사진=국토교통부 제공

정부 강행한다면? 서울시 '고심'

오히려 현장에서는 자치구 인허가 지연으로 인해 사업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는 게 서울시 입장이다.

김 주택기획관은 "법적 요건이 충족됐음에도 일부 자치구에서는 사업시행자 지정 승인을 2개월째 보류하고 있고 통합심의까지 통과한 사업장에도 '갈등 예방'이라는 명분으로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자치구 단계에서 행정을 지연시키는 사례가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치구별 정비사업 인허가 절차 소화 여력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그는 "자치구에서 정비사업 구역 지정이나 통합심의 과정 등을 경험한 직원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그 부분이 사업 속도를 늦추는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바라봤다.

사업 속도에 따라 주민들이 500가구를 기준으로 사업지를 쪼개거나 제척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 주택기획관은 "(사업 진척이) 안되는 곳들은 주민들이 500가구 밑으로 사업지를 분리하겠다고 나설 우려가 있다"며 "기준이 달라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가 서울시 차원에서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정부에서 권한 이양을 강행할 경우 서울시가 대응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은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법이 개정되지 않기를 간곡히 바라고 요청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정이 된다면 저희가 할 수 있는 대책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 같다"며 "500가구 숫자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면 검토는 해볼 수 있지만 권한 이양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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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희 (kju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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