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특정지역 콕 집어 명시한 해괴한 '발전공사법안'

2026. 8. 24. 17:2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전북지역 국회의원들이 24일 한국발전공사 본사와 재생에너지전환본부를 전북에 두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한국전력 산하 5개 발전공기업 통합 본사의 입지를 놓고 전국에서 유치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위치를 '전북'으로 콕 집어 명시한 법안을 내놓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수현 충남지사와 충남지역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충남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더불어민주당 전북지역 국회의원들이 24일 한국발전공사 본사와 재생에너지전환본부를 전북에 두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법안은 새만금 유치를 주장하던 안호영 의원(전북 완주·진안·무주)이 대표 발의하고, 전북지역 여당 의원들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전력 산하 5개 발전공기업 통합 본사의 입지를 놓고 전국에서 유치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위치를 '전북'으로 콕 집어 명시한 법안을 내놓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발전공기업을 특정 지역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해괴한 법안이 아닐 수 없다.

법안은 서부발전(충남 태안), 중부발전(충남 보령), 동남발전(경남 진주), 남부발전(부산), 동서발전(울산) 등 5개 발전공기업을 통합해 한국발전공사를 설립하고, 재생에너지전환본부를 설치해 기능상 독립된 조직으로 운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 취지는 나무랄 게 없다. 문제는 한국발전공사의 주된 사무소와 재생에너지전환본부를 전북특별자치도에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5개 발전공기업이 위치한 지자체들은 통합 본사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충남만 하더라도 중부발전과 서부발전 본사가 보령과 태안에 있고, 동서발전의 주력 사업소도 당진에 위치하고 있다. 충남은 전국 52기 발전소 가운데 무려 28기(53.8%)가 있고, 발전용량도 전체의 36.7%를 차지하고 있다. 이 정도면 충남 빼놓고는 발전공기업 통합 본사의 위치를 생각할 수 없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전북지역 여당 의원들이 전북 유치를 전제로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는 사실은 석연치 않다. 전북에는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 이성윤 최고위원, 김윤덕 국토교통부장관, 정동영 통일부장관 등 여권 실세들이 포진해 있다. 뭔가 잘 짜인 각본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안 그래도 다음 달에는 발전공기업 구조개편과 관련해 5사 통합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발표가 예상된다. 여기에 맞춰 '발전공기업 전북 유치 법안'이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다른 경쟁 지역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고 만다. 충남의 정치권이 더 강하게 충남 유치를 밀어붙여야 할 때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