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씨 실종 허위 종결’ 그 경찰, 298건 혼자서 끝냈다···1인 종결 구멍, 터질 게 터졌다
실종사건, 종결에 별도 결재 필요없는 구조
경찰, 관리자 최종 승인 등 시스템 개선 착수

제주에서 한 경찰관이 ‘허위 종결’한 실종 신고 당사자가 잇따라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경찰 내부에서 실종 사건 처리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4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장미란씨와 60대 남성과 관련한 실종 신고를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는 A경장이 지난해 3월부터 지난 11일까지 실종팀에서 근무하며 담당한 실종 신고는 298건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 사건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장씨 등 시신으로 발견된 2건 외에 나머지 사건에서도 실종자 소재와 안전이 실제로 확인됐는지 종결 과정에서 허위 보고나 부실한 조치가 있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부실 수사 의혹이 커지면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각 시·도 경찰청에 종결·미종결 실종 사건 현황을 파악하라고 지시하며 오는 11월까지 전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제주 사건을 두고 일선에서는 실종자 소재나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실종 업무가 일선 경찰관 사이에서 선호도가 낮은 데다 미종결 사건을 계속 보유하는 데 따른 부담도 있다는 의견이 있다.
실종전담수사관인 B수사관은 “업무 처리가 미숙한 경찰관이라면 미종결 사건을 오래 보유할수록 팀장 등으로부터 ‘연락은 해봤느냐’ ‘소재는 확인했느냐’는 식으로 계속 점검을 받게 된다”며 “이번처럼 기본적인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면 이런 지적을 피하려 사건을 서둘러 종결했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담당 경찰관 개인의 일탈뿐 아니라 성인 실종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인식과 사건 종결 구조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직 경찰인 C총경은 “일반 성인 실종 신고는 소재가 곧바로 확인되지 않더라도 상당수가 별다른 문제 없이 스스로 귀가하거나 단순 가출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 역시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서 형성된 일종의 ‘학습된 경험’이 작용해 담당 경찰관이 ‘이번에도 별일 없을 것’이라고 안일하게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실종 사건을 담당 경찰관 한 명이 사실상 종결할 수 있는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C총경은 “이번 사건을 보면서 결국 터질 문제가 터졌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실종 사건은 종결 과정에 별도 상급자 결재 절차가 없다. 담당 경찰관 한 명의 판단으로 사건이 끝날 수 있는 구조는 빠르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도와 시스템 보완을 주문한다. 조세희 목원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실종사건에 관한 판단을 개인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위험도를 평가하는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일정 기준을 넘으면 팀장이나 상급자가 종결 여부를 판단하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담당자가 사건 해제를 요청하면 팀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가 해제 사유와 입력 내용을 확인한 뒤 최종 승인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경찰은 한 달 안에 시스템 개선을 마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경찰 출신의 또 다른 전문가는 종결 이후 별도 검증 장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종결 사건을 제3 부서에서 표본 점검하거나 일정 기간 안에 안전 여부를 다시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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