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전액 AI에 투자”···알리바바, 홍콩서 14조원 규모 주식 공모

중국 빅테크 기업 알리바바가 홍콩증시에서 800억홍콩달러(약 14조1000억원)를 조달하기 위한 주식 공모 절차를 시작했다. 반도체·인공지능(AI)·로봇 등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자본 조달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전날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하면서 “조달 자금은 전액 AI 인프라 확장과 강화 등 AI 역량 강화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융밍 알리바바 최고경영자는 “회사가 성장하려면 컴퓨팅 역량 구축을 위한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기업으로, 이번 주식 발행은 미국 이외 지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에 해당한다.
알리바바의 신규 주식 공모는 자사의 최신 AI 모델 ‘큐원(Qwen) 3.8-맥스’ 출시 직후 이뤄졌다. 이 모델은 인간의 지시만으로 스스로 코드를 작성하고 수정하는 ‘에이전트 코딩’ 분야에서 강력한 성능을 보인다고 평가받았다. 알리바바의 2분기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104억위안(약 2조1000억원)에 그쳤는데 AI 자본지출 확대 영향이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명보는 알리바바의 주식 발행은 AI 분야에서 발판을 굳히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은 알리바바가 AI 분야에 진출하는 것은 미국에서 규제 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장벽이 더 높아지기 전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국 시장에 더 광범위하게 접근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6월 알리바바가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관됐다는 의혹이 있다며 포털 바이두, 전기차 제조업체 BYD와 함께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중국 기업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알리바바는 자사가 군사 기업이 아니며 방산 협력도 하고 있지 않다고 미국 법원에 해당 조치에 대해 소송을 냈다. 미국 법원은 판결이 나올 때까지 알리바바의 미국 활동이 가능하다고 결정했다.
중국 빅테크 업계에서는 상장 등을 통한 대규모 자금조달이 연달아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지난 7월 상장으로 약666억 위안(약 13조 7000억원)을 조달했으며, 중국 최대 낸드플래시 전문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도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로봇 기업 유니트리도 지난 19일 상장을 통해 60억9900만위안(약 1조2800억원)을 조달했다.
빅테크 업계들의 이같은 행보는 우선 현재 중국 증시에 AI 강세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는 한편,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의 ‘화웨이 제재’와 같은 로봇·AI 겨냥 대비 국면에 대한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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