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두뇌' 키우고, SK는 초고적층 쌓는다…HBM 승부처 '설계·패키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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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차세대 기술을 겨루는 무대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미래 청사진을 나란히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HBM의 베이스다이를 인공지능(AI) 연산까지 담당하는 '두뇌'로 진화시키는 로드맵을 내놨다.
올해 핫칩스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의 병목을 풀려면 GPU와 HBM, 파운드리, 패키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면서도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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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파운드리 결합 강점 활용
SK, 20단 이상 적층 위한 하이브리드 본딩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차세대 기술을 겨루는 무대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미래 청사진을 나란히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HBM의 베이스다이를 인공지능(AI) 연산까지 담당하는 '두뇌'로 진화시키는 로드맵을 내놨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HBM4 12단 제품의 양산 및 16단 제품의 고객 인증 진입을 공식화하고, 20단 이상 초고적층을 위한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선보였다. AI 가속기의 성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HBM 경쟁도 단순 속도·용량 확대를 넘어 베이스다이와 초고적층·패키징 기술로 확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 HBM '두뇌' 베이스다이 진화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핫칩스 2026'에서 나란히 차세대 HBM 구상을 제시했다. 핫칩스는 지난 1989년 시작돼 매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고성능 반도체·컴퓨팅 아키텍처 분야의 대표 콘퍼런스로, 엔비디아·AMD·인텔·IBM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가속기, 메모리·패키징 등 실제 제품에 적용할 첨단 기술을 공개하는 자리다. 학술적 연구보다 실제 제품과 구현 가능한 기술에 초점을 맞춰 향후 반도체 기술의 진화 방향을 엿볼 수 있는 무대로 꼽힌다.
올해 핫칩스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의 병목을 풀려면 GPU와 HBM, 파운드리, 패키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면서도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HBM의 베이스다이를 고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베이스다이는 HBM 가장 아래에서 D램과 GPU 사이의 데이터와 전력·신호 전달을 제어하는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컨트롤러 등 GPU 기능 일부를 베이스다이로 옮기고, 확보한 공간을 연산 코어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GPU 면적의 약 5~10%를 차지하는 메모리 컨트롤러를 옮길 경우 10~20% 수준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AI 연산을 베이스다이에서 직접 처리해 데이터 이동과 전력 소모를 줄이는 'aHBM'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베이스다이를 단순한 데이터 통로에서 AI 시스템의 일부 기능을 담당하는 '두뇌'로 진화시키는 데 집중한 것"이라며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 역량을 모두 갖춘 삼성전자의 강점을 살린 접근"이라고 전했다.
장기적으로는 GPU와 D램을 수직 결합하는 'zHBM'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다. 현재는 GPU와 HBM을 옆에 놓고 연결하지만, 두 칩을 위아래로 직접 연결해 데이터 이동 거리를 줄이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zHBM이 상용화될 경우 HBM5 대비 D램 전력 소비를 약 70% 줄이고, HBM4E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를 2.3배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 12·16단 넘어 20단 HBM 승부
SK하이닉스는 HBM을 더 높이 쌓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발열과 두께·신뢰성 문제를 해결할 첨단 패키징 기술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이날 HBM4 12단 제품이 현재 '양산(Production)' 중이며, 16단 제품은 '인증(Qualification)' 단계에 진입했다고 공식화했다. HBM4 12단의 양산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16단 제품도 고객 인증 단계까지 개발이 진척됐다는 점을 구체화한 것이다.
향후 20단 이상 HBM을 위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도 제시했다. 기존 범프와 충전재를 없애 칩을 직접 연결함으로써 칩 사이 간격을 줄이고, D램을 지나치게 얇게 만들지 않고도 적층 수를 늘리는 방식이다. 발열을 낮추기 위한 'iHBM'도 공개했다. 별도의 방열 통로를 만들어 열저항을 기존보다 30% 이상 낮추는 기술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D램 자체의 성능 경쟁이 중심이 됐다면 차세대 HBM 경쟁의 무게중심은 베이스다이와 패키징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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