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히 송구”...장미란씨 사건 행안부 장관·경찰청장 대행 공식 사과

제주 장미란씨 실종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허위 종결과 늑장 대응에 대해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국회에서 공식 사과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24일 열린 제438회 국회 임시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주 실종사건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경찰관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해서 보호할 수 있는 국민의 생명을 잃게 됐다"며 "많은 비탄에 계실 가족분들에게 대단히 송구하다"고 말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같은 자리에서 "제주의 실종사건 수사와 관련해서 국민 여러분께 우려를 끼쳐드린 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직무대행은 "다시는 이런 사건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 전반을 살피고 제도적으로 개선하겠다"며 "담당 경찰관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수사해서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질의에서는 장씨가 실종된 뒤 석 달여 만에 숙소에서 불과 1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발견된 점과 경찰의 허위 종결 및 늑장 대응을 놓고 강도 높은 질타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실종지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분을 104일 만에 찾았다. 이게 맞느냐"고 따져 물었고, 답변에 나선 유 직무대행은 "많이 잘못됐다"고 인정했다.
윤 의원은 장씨에 대한 2차 실종 신고가 지난 7월 19일 접수됐지만 전담팀은 8월 4일에야 꾸려졌고, 본격적인 수사는 8월 11일 시작된 점을 지적했다. 윤 의원은 "2차 신고가 7월 19일인데 15일 동안 무엇을 했느냐"며 "2차 신고까지 들어갔으면 바로 조치를 취했어야하지 않았나"라고 질책했다.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은 이날 발견된 시신이 장씨로 추정되는 이유를 물었고, 유 직무대행은 "공식 부검은 되지 않았고 옷과 슬리퍼, 휴대전화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과수에 의뢰해서 최대한 신속하게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채 의원이 범죄 피해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밝힌 근거를 묻자 유 직무대행은 "목맴사 추정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답했다. 타살을 의심할 만한 흔적이 없었느냐는 질문에도 "아직까지는 그렇다"고 말했다.
채 의원은 발견 장소가 숙소에서 도보로 5~10분 거리에 불과한 점을 지적하며 "최초 실종 신고 당시 정상적으로 수색했더라면 이런 사망사고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문제삼았다.
허위 종결 의혹을 받는 경찰의 행위에 대해 유 직무대행은 "수사를 통해 사유를 명확히 밝혀야 할 사안"이라며 "또 다른 사건이 그렇게 잘못 처리된 게 있는지도 철저하게 확인해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답했다.
경찰의 실종사건 처리 시스템도 도마에 올랐다. 채 의원이 담당 경찰관이 임의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유 직무대행은 "실종 시스템상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한다"며 "현재는 담당자가 사건을 종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스템을 신속하게 개선하고, 개선되기 전까지는 수기로 팀장과 과장 결재 후 종결하도록 지시했다"며 "전체 사건에 대해서도 전수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은 단순히 관리자 승인 절차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허위 종결을 막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경찰은 세계에서 제일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뿐"이라며 세간에 나도는 경찰에 대한 멸칭을 언급했다.
서 의원은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경찰 조직이 이런 조롱을 들어야겠느냐"며 실질적인 내부통제 시스템 마련을 요구했다.
유 직무대행은 "오늘 본청 감찰을 내려보내 사건 접수부터 처리, 종결까지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잘못된 부분은 철저하게 책임을 묻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명확하게 확인해 신속하게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장씨 추정 시신의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 장씨의 실종 신고가 허위로 종결된 경위와 2차 신고 이후 수사가 늦어진 과정, 부 경장이 처리한 298건의 실종사건 전반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