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충격에 코스피 3% 급락…코스닥은 '반등'
삼성전자 주주환원 실망감에 8.7% 급락
반도체 이탈 자금 유입에 코스닥 1.42% 상승
증시 변동성 확대에 원·달러 환율도 주목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증시를 이끌던 반도체 대형주가 급락하면서 지수 전체가 크게 흔들렸다. 반면 코스닥은 2차전지와 소재·부품·장비 관련주로 매수세가 이동하면서 1%대 상승을 기록해 시장 내부의 극심한 온도 차가 나타났다.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5.99포인트(3.12%) 하락한 6696.96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낙폭이 확대되면서 6700선이 무너졌고, 국내 증시의 상승 흐름을 주도했던 반도체주가 지수 하락을 사실상 이끌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8.70% 급락한 25만7000원에 마감하며 투자심리에 강한 충격을 줬다.
삼성전자의 주가 급락에는 주주환원 계획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이 크게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제시했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방안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매물이 쏟아졌다.
그동안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린 만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주가에 즉각 반영된 셈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약세를 보이면서 반도체 대형주 전반에 매도 압력이 커졌다.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두 종목의 급락은 개별 기업 주가 하락에 그치지 않고 지수 전체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특히 반도체 업종에 집중됐던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반면 코스닥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이날 코스닥은 11.39포인트(1.42%) 오른 813.33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반도체 대형주에서 빠져나온 자금 일부가 2차전지와 소부장 종목으로 이동하면서 반사 수혜를 받았다.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와 성장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 사이에서 자금 이동이 뚜렷해진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1382.4원에 마감했다. 증시 급락과 환율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감도 커졌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환율과 외국인 수급이 서로 영향을 주는 구조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시장 불안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
이번 급락은 국내 증시가 반도체 업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문제도 드러냈다. AI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기대가 강할 때는 지수 상승을 빠르게 견인하지만, 투자심리가 흔들리면 대형 반도체주의 매도세가 지수 전체를 끌어내릴 수 있다. 주주환원 정책 역시 시장의 기대와 기업이 제시하는 계획 사이에 간극이 크면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코스닥의 반등도 마냥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반도체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특정 테마와 업종으로 빠르게 몰리는 흐름은 시장의 투자 쏠림이 여전히 강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국내 증시가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반도체 실적뿐 아니라 기업들의 주주환원 강화, 산업별 균형 성장, 외국인 수급 안정 등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