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지하 ‘핵 벙커’ 이미 있는데…‘아름다운 핵 무도회장’ 왜 필요한데?

김미향 기자 2026. 8. 2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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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백악관에 대형 무도회장을 건설하며 소송전을 벌이는 가운데, 백악관 지하에 핵폭발을 견딜 수 있는 고강도 벙커가 이미 존재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부 전직 당국자 3명들의 말을 인용해 "백악관 지하 약 60피트(지하 18미터) 깊이에 대통령과 핵심 참모진의 보호가 가능한 벙커가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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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가안보 근거로 무도회장 공사 강행
미 전직 관계자들 ‘이미 고강도 벙커 있다’ 반박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그의 아내 멜라니아 트럼프가 워싱턴에서 미국 건국 250주년을 자축하는 행사인 프리덤 250 그랑프리 인디카 시리즈 레이스에 참석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백악관에 대형 무도회장을 건설하며 소송전을 벌이는 가운데, 백악관 지하에 핵폭발을 견딜 수 있는 고강도 벙커가 이미 존재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부 전직 당국자 3명들의 말을 인용해 “백악관 지하 약 60피트(지하 18미터) 깊이에 대통령과 핵심 참모진의 보호가 가능한 벙커가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지하 깊숙이 매설된 이 시설물은 핵폭발을 견디게 설계됐으며 수십명이 수주 동안 머물 수 있는 규모라고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식량 수개월치, 공기 순환 장치 등을 갖춘 이 시설물은 유사시 대통령과 참모진의 지휘시설로도 활용이 가능하고 덧붙였다. 해당 시설의 건설은 9·11 테러 이후 추진돼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비밀리에 완공됐으며, 구체적인 위치와 구조는 안보상의 이유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전직 관료들은 이 시설의 세부 내용을 이야기하기 위해 익명의 조건으로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전직 당국자들의 발언으로 기존 벙커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트럼프 정부가 국가안보 등을 위해 반드시 새로운 무도회장을 완공해야 한다는 논리에 균열이 일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백악관 동관인 이스트 윙을 부수고 최대 650명 수용을 목표로 9만제곱피트(약 8400제곱미터) 규모의 연회장 겸 안보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공사비는 6억달러(한화 8300억원) 규모로, 14일 미 법무부에 따르면 지하 시설과 지상 무도회장을 포함해 공사의 65% 정도가 완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신축 무도회장 건립 계획을 발표하며 “세계 최고의 무도회장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대규모 국빈 만찬이나 행사를 치를 공간이 필요하다며, 핵 공격 등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도회장 건설은 막대한 비용과 유산 훼손 등을 이유로 타당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역사 단체들이 정부의 계획이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았다며 이 사업의 타당성에 대해 소송을 걸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애초 주장했던 ‘아름다운 무도회장’의 필요성보다 함께 건립하는 ‘군사시설’을 강조하기에 이르렀다. 이달 7일 워싱턴디시 연방항소법원은 ‘의회가 승인할 때까지 무도회장 공사를 중단하라’고 명령하면서 트럼프 정부에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미 법률상 국가안보에 필요한 지하 군사시설 공사는 계속할 수 있도록 인정했다. 존 로버츠 미 연방대법원장은 21일 대법원이 행정부의 긴급 상고를 검토하는 동안 단기적으로 공사를 허용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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