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될지도 모를 LG 최악의 시나리오, 그래서 더 반가운 문정빈의 발견

심진용 기자 2026. 8. 2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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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문정빈. LG 트윈스 제공

[스포츠경향 심진용 기자] 1위와 6경기 차 3위. 지금 LG의 성적은 분명 기대 이하다. 예상하지 못했던 악재들이 줄지어 닥쳤다.

그러나 한편으로 LG는 올해 예상 못 한 성과 또한 거두고 있다. 기대만 못 한 성적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리그 상위권에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고, 이제껏 없던 새 얼굴들의 활약 또한 만끽하고 있다. 마운드에서 우강훈이 필승조로 자리를 잡았고, 타선에선 문정빈·송찬의가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상위권 성적을 내면서 선수단 구성의 ‘성장’까지 이뤄내고 있다는 건 값진 소득이다.

문정빈의 갑작스러운 활약이 특히 놀랍다. 2022 신인 드래프트 8라운드, 아주 늦은 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이제까지 1군에서 이렇다 할 성과도 없었다. 프로 입단 4년 만인 지난해 1군 데뷔했고, 21경기 33타석을 소화한 게 전부였다.

그러나 올해 문정빈은 잠재력을 대폭발시켰다. 23일 대전 한화전, 문정빈은 1회 선제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15호 홈런이었다. 설마 하던 시즌 20홈런도 정말 현실로 다가올지 모른다. 이날까지 문정빈은 OPS 0.979를 기록 중이다. 규정타석에 많이 못 미친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대단한 성적이다.

문정빈이 성적을 내면서 상대 투수들의 견제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변화구로 승부를 거는 경우가 잦아졌다.

문정빈은 상대의 변화구에 끌려다니기보다 직구 공략이라는 자기 강점에 더 충실하기로 했다. 23일 한화전 승리 후 문정빈은 “변화구 대처를 신경 쓰는 것보다 제가 잘 치는 빠른 공에 더 집중하고 그런 장점을 극대화하려고 한다”고 했다. 20홈런을 바라볼 수도 있겠다는 말에도 욕심을 완전히 감추지 않았다. 문정빈은 “홈런을 평소 신경 쓰는 타입은 아니지만 어찌하다 보니 벌써 15개를 쳤다. 한 번 열심히 해보겠다”고 웃었다.

LG 문정빈. LG 트윈스 제공

LG는 전통적인 좌타의 팀이다. 빼어난 좌타자들이 구단 역사에 줄을 이었고, 최근까지도 팀 타선의 중심은 좌타자 진용이었다. 그러나 올해 오스틴이 리그 최고 타자로 우뚝 섰고, 문정빈과 송찬의까지 가세하면서 오히려 우타로 무게 중심이 기울고 있다. 이들 우타 라인에 최근 살아나기 시작한 문보경 등 좌타자들까지 확실하게 정상 페이스를 되찾는다면 LG 타선은 밸런스와 위력에서 모두 완전체를 꾸릴 수 있다.

문정빈의 성장은 내년 이후를 생각하면 더 큰 의미가 있다. 오스틴이 올해 워낙 빼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메이저리그 리턴 가능성이 조금씩 제기되고 있다. LG로선 절대로 상상하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이지만, 현실이 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는 없다. 오스틴 역시 LG를 향한 애정을 늘 강조하지만 남은 커리어 또한 당연히 생각해야 한다. 최근 그는 “LG 구단과 앞으로 이야기를 계속해야 한다. 한국에 남고 싶은 건 당연하다.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면서도 “저와 가족을 위한 최선을 선택을 해야한다”고 했다.

올해 오스틴의 역할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 그러나 올해 잠재력을 확인한 문정빈이 지금 기세로 성장한다면 LG는 타선의 또 다른 우타 중심축을 확보할 수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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