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호황 ‘내년’ 정점 전망
수요 부진 겪은 레거시 반도체 업황 반전 전망
일본 라피더스에 40억 달러 추가 지원
인프라 구축 병목 해소, 원전 등 전력 확충 시급 목소리

현재 초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퍼사이클은 내년 정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업황 변화와 함께 미국과 일본의 자국 반도체 산업 지원도 더 확대돼 한국의 반도체 산업 지원도 더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24일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KIET 산업인사이트(4월호)에 따르면 고대역폭메모리(HBM)·GPU 등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슈퍼사이클은 내년이 정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매출은 오는 2030년까지 견조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내년이 정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어 내년 이후(2028년이 유력) 메모리 반도체 공급 역량의 증가로 단가가 30~50% 안팎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일부 소수는 지난해와 올해 진행된 주요 소자 생산 기업의 시설 투자 완료 시점이 올해 하반기로, 특히 메모리 수급이 빠르게 완화 시 급격한 시장 축소를 전망하기도 한다.
보고서는 또 PC와 스마트폰 등 디바이스 시장 수요도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가격 인플레이션으로 PC와 스마트폰 등 기존 주력 반도체 수요 산업 제품군의 올해 출하량 및 매출액이 1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어 AI 반도체 수요가 기존 대규모 언어모델(LLM) 훈련용 초고성능에서 추론과 피지컬 AI 등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LLM 기업의 소수 과점화 및 캐펙스 주도 진입 장벽이 발생해 향후 AI 창업과 투자의 트렌드는 추론용 반도체와 엣지(사물인터넷·IoT) 등 연산량과 전력 소모가 상대적으로 낮은 반도체 소자 중심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정보통신 연구·자문회사인 가트너는 2030년 전체 데이터센터 서버 내 가속기 중 약 46%가 HBM을 채용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지난 2024년 이후 초호황기를 맞은 선단공정 반도체 산업과는 다르게 그동안 재고 조정과 수요 부진을 겪었던 기존 레거시 반도체 업계의 업황이 반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이 반도체 업계의 지각 변동 예상과 함께 미국과 일본 등 경쟁 국가의 자국 반도체 산업 보호·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로 선단공정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성장을 억제하고 AI 특수를 노리고 있지만 점차 중요성이 강해지는 레거시 영역에서 중국의 양적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 수출 통제 범위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 2nm 선단공정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에 추가 예산 40억 달러를 승인하는 등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반도체 업황 변화에 대응하고 경쟁국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의 지원 대책이 정교해져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산업연구원 경희권 연구위원은 “인프라 구축이 중요해 거버넌스 개선을 통한 인프라 구축 병목을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어 원자력발전 등 전력망 확충도 빨리해야 한다”며 “미국의 세제 지원, 일본의 보조금 지급 등을 보면 단가 구조라는 것이 근본적 차원에서 우리가 제도적 여건이 불리하다. 주요국의 공격적인 산업정책에 의한 비용 구조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며 정부의 지원 확대를 강조했다.
세종=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