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ㆍ연구→피지컬 AI 인재 잡아라…달라진 현대차 채용

[대한경제=강주현 기자]피지컬 AI(인공지능) 설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현대자동차의 전략이 채용 현장에도 드러나고 있다. 자동차 생산과 연구개발 인재 중심으로 채용하던 과거와 달리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ㆍAI(인공지능)ㆍ로보틱스 인재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9월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하반기 대규모 신입 채용을 실시한다고 24일 밝혔다. 연구개발ㆍ디자인ㆍ생산/제조ㆍ사업/기획ㆍ경영지원ㆍIT 등 6개 부문에서 92개 공고를 낸다. 현대차는 이번 채용의 목적을 SDVㆍAIㆍ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을 주도할 인재 확보로 규정하고, 채용 보도자료 첫 문장부터 이를 강조했다.
현대차는 지난 2023년 3월에도 세 자릿수 규모의 IT 경력직 채용에 나서고, 자율주행ㆍ로보틱스ㆍ전자 부문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모집했다. SDV 체제 전환 가속화를 강조하면서다. 같은 해 8월 연구개발(CTO) 부문 경력직 채용에서도 전동화와 함께 로보틱스 인재 채용에 나섰다.
예전부터 자율주행ㆍ로보틱스 등 피지컬 AI 인재를 꾸준히 채용해 온 건 같지만, 이들 인재가 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에서 변화가 두드러진다. 과거 채용이 경력직 상시 채용이나 여러 모집 부문 중 하나로 다뤄졌다면, 최근에는 대규모 신입 채용의 목적 자체가 피지컬 AI로 재편된 것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현대차 기술인력 채용 모집 부문은 자동차 생산, R&D 기술인력, R&D 유틸리티 관리 등 전통적인 제조ㆍ연구 직무 중심이었다. 지난해 2월 신입 채용에서는 전동화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현대차는 당시 울산 전기차(EV) 전용공장 준공과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앞세워 생산ㆍ제조 부문 인재를 집중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다 같은해 3월 로보틱스와 AI가 본격적으로 채용 공고 전면에 등장했다. 현대차는 이때 글로벌 인재 채용에서 해외 이공계 박사 모집 부문에 Aㆍ데이터, 로보틱스, 스마트 팩토리 등을 포함했다. 올해 4월엔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 제조 AI, 제조 로보틱스, 제조 물류지능화 등 부문에서 경력직 집중 채용에 나섰다.
인재상 변화는 현대차그룹의 사업 체질 전환과 맞물려 있다.현대차그룹은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소프트웨어 계열사 포티투닷, 모셔널 등을 통해 SDV부터 로봇까지 폭 넓게 피지컬 AI 사업을 전개 중이다. 엔비디아,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의 경계를 넘어 자율주행ㆍ로보틱스ㆍAI 팩토리 등 피지컬 AI 설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사업장에서도 체질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등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증(POC)을 지난해 말부터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고,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훈련 거점인 로봇메타애플리케이션센터(RMAC)는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연내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2028년에는 연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공장도 세운다.
이 같은 흐름은 기아에서도 나타난다. 기아는 2024년만 해도 미래 모빌리티와 PBV(목적기반차량), 다양성ㆍ형평성ㆍ포용성(DEI)을 채용 화두로 내세웠다. 지난해 3월에는 월 단위로 운영하던 경력사원 채용을 상반기에 집중 실시하며 PBVㆍITㆍ제조설루션 등에서 우수 인재 조기 확보에 나섰다.
올해 들어 변화가 두드러졌다. 기아는 지난 4월 ICTㆍ제조설루션ㆍPBV 등 34개 부문에서 2024년 이후 최대 규모 채용을 실시하며 신사업 분야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내걸었다. 7월 하반기 엔지니어 채용에서는 인재상을 2014년 이후 12년 만에 개편했다. 전동화와 디지털 전환 등 변화하는 제조환경에 맞춰 전문성ㆍ성장ㆍ신뢰를 핵심 가치로 삼고, 문제 해결력과 적응력을 갖춘 인재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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