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말복지 지표’ 의혹 밝혀야”…제주비건, 공익감사 촉구

원소정 기자 2026. 8. 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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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은 24일 성명을 내고 한국마사회가 말복지 성과지표로 활용해 온 '퇴역경주마 승용전환율'의 산출 방식과 기관경영평가 활용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감사원에 즉각적인 공익감사 착수를 촉구했다.

제주비건은 "지난 4월2일 한국마사회가 말복지 성과지표로 사용해 온 '퇴역경주마 승용전환율'의 산출과 기관경영평가 활용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며 "핵심은 단순한 통계상의 오차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승용마로 전환됐는지를 확인하지 않는 수치가 어떻게 '말복지 성과'가 됐으며, 서로 맞지 않는 수치가 어떤 과정을 거쳐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에 활용됐는지를 밝혀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비건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2024년 기관경영평가에서 퇴역경주마의 승용 전환 두수가 2023년 415두에서 2024년 516두로 증가했고, 승용전환율 역시 32.65%에서 42.96%로 10.31%포인트 상승했다고 제시했다.

이에 단체는 "공개자료와 개별 말 데이터를 재분석한 결과 2023년 승용 용도 퇴역마는 552두, 43.8%였고 2024년은 522두, 42.4%로 오히려 감소했다"며 "기관경영평가에 사용된 수치와 공개된 개별 데이터를 재집계한 수치가 서로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승용전환 대상으로 집계된 개별 마번 가운데 원자료와 맞지 않는 사례까지 특정해 추가 분석자료를 감사원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제주비건은 현행 승용전환율이 실제 승용마로 전환됐는지를 확인한 지표가 아니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제주비건은 "한국마사회가 언론 질의를 통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현재의 승용전환율은 해당 말이 실제 승용마 훈련을 받고 승마에 이용되는지를 확인한 결과가 아니다"며 "경주마 소유자가 퇴역 신고 당시 용도를 '승용'으로 기재하면 승용전환 실적으로 집계되는 행정상 지표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말이 실제 어디로 갔는지, 승용마 훈련을 받았는지, 이후에도 승용마로 이용되고 있는지까지 확인한 결과가 아니다"라고 했다.

제주비건은 지난달 불법도축 현장에서 발견된 경주마 '천행챗' 사례가 이 같은 지표의 문제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천행챗은 2023년부터 올해까지 40차례 경주에 출전해 총 1억4675만원의 상금을 벌었다. 지난달 16일 경주마에서 퇴역하면서 서류상 용도는 '승용'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퇴역한 지 불과 2주 만인 지난달 31일 천행챗이 발견된 곳은 승마장이나 승용마 훈련시설이 아닌 제주시의 한 농장으로, 해당 농장에서는 말 사체와 도축 흔적이 발견돼 불법도축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17일 제주도 관계자와 함께 제주지역 한 목장을 현장 확인한 사례도 제시했다.

제주비건은 "당시 말 이력 관련 자료상 이곳에는 승용으로 전환된 퇴역경주마 156두가 소재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현장에서는 해당 말들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록에는 승용마인데 현장에는 말이 없었다. 기록에는 승용마인데 불법도축 현장에서 발견됐다"며 "그런데 그 기록을 근거로 만든 비율은 한국마사회의 '말복지 성과'가 됐다"고 꼬집었다.

제주비건은 "실제 승용 전환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신고 수치가 말복지 성과로 활용됐다면 이는 단순한 통계상의 문제가 아니다"며 "지표의 설계와 검증, 기관경영평가 활용 과정 전반을 확인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4월2일 공익감사를 청구한 이후 추가 분석자료와 개별 마번별 검증자료까지 감사원에 제출했다"며 "그 사이 현장에서는 '승용'으로 기록된 퇴역경주마가 불법도축 현장에서 발견됐다. 이제는 감사가 필요한지를 다시 검토할 단계가 아니라 감사를 통해 사실을 확인해야 할 단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에 "한국마사회의 퇴역경주마 승용전환율과 말복지 성과 관리에 대한 공익감사에 즉각 착수하라"며 "2023년과 2024년 수치가 서로 다르게 산출된 원인과 집계 기준, 대상 말 선정 과정, 내부 검증 및 기관경영평가 제출 과정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실제 승용마 훈련·이용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지표가 어떻게 '승용전환율'이라는 말복지 성과지표가 됐는지, 누가 이를 설계·검증·승인했으며 어떤 근거로 기관경영평가와 대외 홍보에 활용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