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피해 신고는 시작도 못 해"…거제 수해복구 여전히 '진행형'

박영민 2026. 8. 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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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 흙이 가득 찼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딱딱하게 굳어 이제는 다시 물을 넣어가며 빼내야 하는 처지입니다. 재산 피해 신고는 시작도 못 했어요."

경남 남부지역을 강타한 극한호우가 발생한 지 8일째인 24일 오후 경남 거제시 옥포동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서계원(90) 씨는 가게 앞에서 배수 작업을 지켜보며 이같이 말했다.

서씨의 지하 영업장에서는 일주일이 지난 이날까지도 배수 작업이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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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토사에 지하상가 배수 난항·곰팡이 번져…법면 붕괴 아파트 토사 80% 제거
거제 옥포동, 수해 복구 작업 (거제=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4일 오후 경남 거제시 옥포동에서 수해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6.8.24 image@yna.co.kr

(거제=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지하에 흙이 가득 찼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딱딱하게 굳어 이제는 다시 물을 넣어가며 빼내야 하는 처지입니다. 재산 피해 신고는 시작도 못 했어요."

경남 남부지역을 강타한 극한호우가 발생한 지 8일째인 24일 오후 경남 거제시 옥포동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서계원(90) 씨는 가게 앞에서 배수 작업을 지켜보며 이같이 말했다.

서씨의 지하 영업장에서는 일주일이 지난 이날까지도 배수 작업이 이어지고 있었다.

지난주 대민 지원에 나선 군 장병들이 복구 작업에 나섰지만, 밀려든 토사가 이미 단단하게 굳어 집기 몇 개를 꺼내는 데 그쳤다.

결국 이날에는 물을 다시 흘려 넣어 굳은 토사를 풀어낸 뒤 배수펌프로 빼내는 작업을 벌였다.

서씨는 "지하라 피해가 더 큰 데다 일손도 부족하다"며 "토사를 빼낸 뒤에는 집기를 밖으로 옮겨야 하는데 도와줄 사람이 없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집중호우가 거제를 할퀴고 간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옥포동 상가 일대의 복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도로 곳곳에서는 침수 피해로 나온 폐기물을 집게차로 실어 나르는 작업이 이어졌고, 배수구 등을 정비하는 공사 인력도 분주히 움직였다.

일부 상가는 전기가 다시 들어와 조명을 켤 수 있게 됐지만, 침수로 에어컨 실외기가 고장 난 곳이 많아 상인들은 선풍기에 의지해 더위를 견뎠다.

화폐 말리는 이종욱(73)씨 [촬영 박영민]

40여년간 이곳에서 사진관을 운영한 이종욱(73) 씨도 아직 정상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물에 잠긴 컴퓨터와 카메라 등을 햇볕에 말려봤지만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서랍 속 물건 대부분이 떠내려간 상황에서 두꺼운 책 사이에 꽂아뒀던 달러 지폐 20장만 물에 젖은 채 남았다.

이씨는 이 지폐라도 살려보겠다며 스티로폼 위에 한 장씩 펼쳐 햇볕에 말리고 있었다.

이씨는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정말 고맙지만, 이제부터는 혼자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며 "가전제품과 각종 장비가 많이 고장 나 기술자의 도움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침수 직후에는 눈에 잘 띄지 않았던 2차 피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76) 씨의 점포에서는 물기를 머금었던 나무 서랍 아래쪽에서 하얀 곰팡이가 번지고 있었다.

이씨는 "나이가 많아 힘에 부쳐 곰팡이까지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며 "아들이 제습기를 보내주기로 해 일단 그걸로 곰팡이가 더 번지는 것을 막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극한호우 당시 아파트 뒤편 법면이 무너지면서 사상자가 발생한 옥포동 아파트에서도 복구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토사가 유입된 7개 가구에서는 현재 쌓였던 토사의 약 80%를 걷어낸 상태다.

아파트 뒤편에 쌓인 토사를 제거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며, 이 작업이 마무리돼야 본격적인 안전진단에 들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경남도는 이 아파트 정밀안전진단에 최소 2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해당 동 주민 53가구 119명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대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거제 집중호우 피해 아파트…수해복구 (거제=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4일 오후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에서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한 아파트의 수해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6.8.24 image@yna.co.kr

ym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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