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3주 만에 손질…부동산 세제 '예측 가능성' 흔들
비거주 과세 실효성 제한적…행정비용·시장 반발 따져봐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재정경제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4/552779-26fvic8/20260824153848059xhqj.jpg)
정부가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지 불과 3주 만에 부동산 세제 일부에 대한 보완 논의에 착수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이 과도하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에 정책 수정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실수요자의 불합리한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지만, 부동산 세제가 시장 상황이나 여론에 따라 반복적으로 바뀔 경우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관계 부처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초고가 주택에 대한 과세 강화라는 큰 틀은 유지하되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문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세제개편안을 손질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열린 제10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는 이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부의 부동산 공급 확대와 세제 개편 방향에 원칙적으로 공감하면서도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과 관련해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초 정부안에 따르면 비거주 1주택자는 종부세와 양도세 양쪽에서 세제 혜택이 동시에 축소된다. 종부세의 경우 1세대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고, 양도세는 장기보유특별공제 가운데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해 실제 거주기간을 중심으로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이에 따라 직장이나 자녀 교육, 가족 돌봄 등의 이유로 보유 주택에 직접 거주하지 못한 1주택자까지 세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 대표 역시 종부세 개편과 관련해 "현 제도를 유지하더라도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비거주자의 세 부담이 자연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비거주라고 하더라도 직장이나 가족 문제 등 불가피하게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어떤 경우를 비거주자로 판정해 불이익을 줄 것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며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이 커지면 임대주택 공급이 줄어 전·월세 가격을 끌어올리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내놓은 지 3주 만에 수정 논의에 들어가면서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부동산 세제는 주택을 사고파는 시점은 물론 보유 기간과 임대 여부 등 가계의 자산 운용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잦은 변경은 시장 참여자의 의사 결정을 왜곡할 수 있어서다.
특히 시장에 주택 보유자가 처분 시기를 늦추면서 매물 출회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시장 상황이나 여론에 따라 과세 방침을 반복적으로 유예·수정한다는 인식이 굳어질 경우 향후 세제를 강화하더라도 시장이 이를 지속적인 정책으로 받아들이지 않아 정책 신호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에도 딜레마다. 예상하지 못한 과도한 세 부담이 발생하는 부분은 입법 과정에서 보완할 필요가 있지만 발표 직후 정책의 큰 틀까지 후퇴할 경우 세제정책의 신뢰성이 훼손될 수 있다. 결국 납세자의 불합리한 부담을 줄이면서도 당초 제시한 중장기 과세 원칙을 어느 수준까지 유지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 교수는 "비거주자의 종부세 기본 공제를 낮추더라도 장기보유자와 고령자에게 적용되는 기존 세액공제가 유지되면 실제 세 부담을 높이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정책 효과에 비해 행정적 비용이나 시장의 반발이 더 크다면 굳이 비거주자를 별도로 구분해 불이익을 줄 필요가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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