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조 준다는데 26만 원 급락"…삼성전자 주주들, SK하이닉스로 갈아타는 이유

강민선 2026. 8. 2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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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주식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발표 직후 장중 26만 원대까지 주가가 밀리며 급락세를 보인 반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선방하면서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를 팔고 SK하이닉스를 사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한탄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오는 2026년까지 주주환원 규모를 약 90조 원에서 최대 110조 원 수준으로 가져가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기존 최대 규모를 수 배 상회하는 파격적인 수치지만, 주가는 오히려 거꾸로 움직였다.  

문제는 시장이 단순한 현금배당보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기대했다는 점이다. 자사주 소각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기존 주주의 주당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결국 역대급 주주환원 자체는 호재지만, 이미 주가에 기대감이 선반영된 만큼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이 약세의 주요 배경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와 비교해 보면 삼성전자의 약세 원인이 더욱 선명해진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핵심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실적과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받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스마트폰·가전 등 다양한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넓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AI 반도체가 주식시장의 핵심 테마가 된 현재는 HBM 성장성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SK하이닉스가 더 높은 평가를 받는 분위기다.

이에 투자자들의 관심도 “삼성전자가 주주에게 얼마를 돌려주느냐”에서 “AI 반도체로 얼마나 더 벌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배당 수익률 매력이 높은 삼성전자 우선주(우) 역시 본주의 기업가치 재평가 없이는 독자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다. 이에 전문가들은 향후 삼성전자 주가의 반등 여부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로 ▲HBM4 등 차세대 AI 메모리 기술 경쟁력 회복 ▲110조 원 주주환원액 중 '자사주 소각'의 구체적 비중 ▲외국인 수급 유입 및 파운드리 실적 개선을 꼽고 있다.

110조 원이라는 거대한 숫자만으로 주가를 부양하는 시대는 끝났다. 지금 주식시장은 삼성전자에 단순한 현금 환원이 아닌, AI 시대를 압도할 '압도적인 성장 증거'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