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간 문재인 전 대통령 “토지 복원은 평화를 위한 투자”···남북 산림협력 물꼬 트나

김윤나영 기자 2026. 8. 2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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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당시 추진···남북관계 얼어붙으며 중단
공식 출범 시킨 ‘평화산림이니셔티브’도 소개
“땅과 물 살리는 협력, 신뢰 쌓는 평화의 기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3일 몽골로 출국하기 위해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8박 9일 일정으로 몽골을 방문한다. 연합뉴스

몽골을 방문 중인 문재인 전 대통령은 24일 “토지의 복원이 인류의 평화를 향한 가장 가치 있는 투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땅과 물을 함께 되살리는 협력이야말로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고 평화의 단단한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남북 산림협력을 추진했던 만큼, 이번 발언이 남북관계 개선 국면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몽골 울란바타르에서 열린 제17차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당사국총회 개막식 연설에서 “생태 복원은 인간과 자연의 상생으로 지구 생명공동체를 지켜내는 동시에 인류의 평화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실질적인 해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추진했던 평화산림이니셔티브도 소개했다. 그는 “2019년 제14차 UNCCD 당사국 총회에서 평화산림이니셔티브를 제안해 공식 출범시켰다”며 “국경 분쟁과 갈등을 겪는 이웃 국가들이 국경지대의 숲과 토지 생태계 복원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함으로써 산림복원과 함께 평화를 일구자는 구상이었다”고 말했다. 산림 복원을 국가 간 신뢰 구축과 평화 증진 방안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문 전 대통령은 “한국과 몽골은 2007년부터 시작한 한·몽 그린벨트 사업을 통해 사막화 방지와 산림복원, 인재 양성을 위해 손을 잡았다”며 “기후 위기와 사막화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그 누구도 홀로 맞설 수 없으며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경을 넘어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기업과 시민사회 모두가 하나의 마음으로 응답해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숨 쉬는 평화의 공동체를 일구자”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남북 산림협력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재임 당시 산림협력이 남북 교류의 주요 의제로 추진됐던 점에서 주목된다. 문 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2018년 4월 판문점선언과 같은 해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황폐해진 북한 산림을 복원하기 위한 남북 산림협력에 합의했다. 양측은 접경 지역 병해충 공동방제·양묘장 현대화·산림 조성 등 협력사업을 추진했지만,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사실상 중단됐다.

퇴임 이후 문 전 대통령이 다른 나라를 공식 방문한 것은 지난 3월 미국에 이어 5개월 만이다. 이번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한 뜻을 밝힌 가운데 이뤄져 주목받았다. 북한과 우호 관계를 맺은 몽골은 한반도 평화 문제를 중재할 국가 중 하나로 언급된다. 몽골은 2018년 북·미 정상회담 개최 후보지로 거론되기도 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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