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법 10%룰’ 묶인 삼성전자, 110조 주주환원 자사주 소각 ‘딜레마’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삼성전자가 올해 최대 110조원의 주주환원 방안을 내놨지만 '금산법 10% 룰'에 막혀 자사주 소각 계획이 빠진 채 발표됐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자사주 소각 시 최대주주 계열인 삼성생명, 삼성화재의 지분율 상승으로 금산법 내 비금융 계열사 지분 10% 한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며 "배당 중심의 주주환원 정책을 먼저 발표한 배경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산법 10%룰에 자사주 소각여력 10~20조원 추정
의결권 없는 우선주, 소각해도 금융계열사 지분 매각 불필요

삼성전자가 올해 최대 110조원의 주주환원 방안을 내놨지만 ‘금산법 10% 룰’에 막혀 자사주 소각 계획이 빠진 채 발표됐다. 자사주 소각 시 발생할 수 있는 금융 계열사의 지분율 상승, 전자지분 강제 매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유통 주식 수를 줄이지 않는 현금 배당 방식을 우선 택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금산법 10%룰에 따라 삼성전자가 잔여 주주환원 재원의 대부분을 배당으로 집행하고, 자사주 소각 과정에선 보통주 대신 우선주 비중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생명·삼성화재, 10%에 맞춰진 삼성전자 지분율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국내 기업 사상 최고 규모인 90조∼110조원의 주주환원 시행방안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올 3분기 기준 약 30조원의 특별현금배당을 10월 이사회에서 확정하고, 잔여 60~80조원의 배당·자사주 소각 배분은 연간 실적이 확정되는 2027년 1월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이와 별도로 임직원 성과급 재원 목적의 자사주 15조원 매입(8월24일~11월21일)을 결의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주가 상승에 보다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자사주 소각 대신 배당 중심의 주주환원 정책을 우선 내놓은 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의 10% 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산법은 금융회사가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합산 10%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금융회사가 비금융업에 과도하게 진출하거나 지배구조가 과열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자사주 소각 시 최대주주 계열인 삼성생명, 삼성화재의 지분율 상승으로 금산법 내 비금융 계열사 지분 10% 한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며 “배당 중심의 주주환원 정책을 먼저 발표한 배경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생명·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합산 10%에 맞춰져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을 8.51%, 1.49%(보통주 기준)씩 보유하고 있다. 추가 자사주 소각으로 발행 주식이 줄면 지분율이 10%를 초과해 지배구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금산법 10% 룰, 우선주 매입 늘어날까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잔여 60~80조원의 주주환원 재원이 특별배당과 자사주 소각 조합으로 발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금산법 10% 한도에 근접해 있어, 자사주 소각 비중은 배당 대비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DS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60조~80조원의 잔여 주주환원 재원 중 10조~20조원을 자사주 매입·소각에 투입할 것으로 진단했다.
삼성전자가 금산법 10% 룰을 피하면서 자사주 소각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 금융 계열사의 지분 매각, 우선주 소각 비중 확대 등이 거론된다.
실제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소각 발표 때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는 초과 예상분을 선제적으로 매각해 지분율을 낮췄다. 지난 3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7336만주)을 앞두고 각각 624만주(0.11%), 109만주(0.02%)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매각 금액은 약 1조5000억원 규모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 추가 매각을 동반한 자사주 소각 확대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금융계열사가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우선주 매입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금산법 10% 룰을 피해갈 수도 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주식으로, 금산법 관련 한도 산정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보통주 소각 시 발생하는 금산법 문제를 고려하면,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 재원에서 우선주의 자사주 매입 수량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계열사 블록딜로 지배력 저하를 우려해 주주환원 재원의 100%를 배당에만 쏟을 경우, SK하이닉스와 비교해 주주환원의 질에 대한 시장의 평가절하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10~20조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시행할 것으로 가정하고, 우선주에 재원이 더 많이 배분될 경우 금융계열사의 전자지분 매각 부담을 줄여주는 동시에 우선주 괴리율 축소의 명분으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정 기자 mjk@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