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서울 떠나면 금융안전망 흔들"…금감원·예보 노조 정부상대 '배수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조선소가 넓은 바다 곁에 있어야 하고 공항이 하늘길이 열린 곳에 있어야 하듯, 모든 국가 핵심 인프라는 그 기능이 잘 작동할 수 있는 현장에 있어야 합니다."
금융감독원(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예보) 노동조합이 24일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일방적인 지방 이전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연대 발언에 나선 박홍철 무역보험공사 위원장 역시 "비행기 관제탑이 공항 밖에 존재할 수 없듯, 금융 안정을 수호하는 금감원과 예보는 당연히 금융시장 중심에 위치해야 한다"며 "이 획일적인 이전 계획은 부실 전이를 막는 금융안전망 방파제를 스스로 허무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30 잔류 의사 10% 불과…부분이전 타협안에도 "양보 없다"
![김상우 금융감독원 노동조합 위원장이 24일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낭독하고 있다. [출처=이해선 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4/552778-MxRVZOo/20260824143051060cebd.jpg)
"조선소가 넓은 바다 곁에 있어야 하고 공항이 하늘길이 열린 곳에 있어야 하듯, 모든 국가 핵심 인프라는 그 기능이 잘 작동할 수 있는 현장에 있어야 합니다."
금융감독원(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예보) 노동조합이 24일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일방적인 지방 이전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단순한 직장 이전이나 노동조건에 대한 호소가 아닌 일방적인 지방 이전 정책이 국가 금융안전망에 치명적인 공백을 야기하고, 금융위기 대응력을 마비시키는 국가적 재앙이 될 것임을 강력히 경고했다.
김상우 금융감독원 노동조합 위원장은 금융 허브로서 서울의 미래와 금융 안정을 지키기 위해 금감원이 시장 현장에 존재해야 하는 당위성을 강력하게 역설했다. 또한 금감원이 서울을 떠날 경우 초래될 국가 금융경쟁력의 도태와 안전망의 마비 우려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김 위원장은 "세계 금융 중심지 지수(GFCI)에서 서울이 글로벌 8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며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 인프라를 단단히 준비해야 할 중요한 전환기"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시점에 시장 한복판에서 감독기구를 격리하는 것은 "금융산업 후퇴와 금융소비자 피해를 야기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금감원 직원들은 시장의 컨설턴트이자 파수꾼이라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며 "감독기구가 현장을 떠나면 금융 감독의 적시성과 현실성을 상실하고 비효율을 양산하게 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는 정부나 기관이 아닌 오롯이 국민의 재산 피해로 귀결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예보 노조와 연대 발언에 나선 무역보험공사 노조는 금융안전망의 유기적 협업 체계가 무너질 경우 발생할 위험을 구체적인 수치와 비유를 들어 제시했다.
김명헌 예보 위원장은 "지난 3월 기준 예보의 보호 예금 3322조원 중 은행예금은 2128조원이며 70% 이상이 서울·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며 "2022년 이후 금융회사 검사·조사 등을 위한 국내 출장 2만5497건 가운데 서울 출장은 1만8053건으로 70.8%에 달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회사의 부실은 예고 없이 찾아오며 단 몇 시간 만에 번지기에 분초를 다투는 신속성이 생명"이라며 "단 몇 분의 지체도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장 이식 수술처럼 금융 시스템에는 마취도 회복실도 없다"고 절박함을 드러냈다.
![김상우 위원장이 기자회견 직후 강제 지방 이전 검토 즉각 중단과 대상 제외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대통령실 경청통합수석실에 직접 전달하고 있다. [출처=이해선 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4/552778-MxRVZOo/20260824143052367supi.jpg)
◆"껍데기만 남은 조직 될 것"…전문인력 이탈 경고
이전이 강행될 경우 발생할 '핵심 전문 인력의 대거 이탈' 또한 금융안전망의 붕괴를 예고하는 심각한 경고음으로 지목됐다.
노조 자체 조사 결과 이전이 현실화되면 근무를 지속하겠다는 직원은 4명 중 1명에 불과하며, 실무를 책임질 2030 세대 직원의 잔류 의사는 10% 수준에 그쳤다.
노조는 "회계사, 변호사, 계리사 등 고도의 전문성과 역사적 금융위기를 헤쳐온 경험은 강제로 이전할 수 없다"며 "인력 이탈로 전문성이 증발해 껍데기만 남은 조직은 금융시스템 수호라는 국가 중책을 감당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현장에서는 일방적인 이전 정책 탓에 연고 없는 곳에서의 홀로 육아와 경력 단절의 공포로 출산 계획을 잠정 중단해야만 했다는 2030 맞벌이 여성 노동자의 익명 사연이 대독되며 현장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양대 노조는 기자회견 직후 강제 지방 이전 검토 즉각 중단과 대상 제외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대통령실 경청통합수석실에 직접 전달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정치적 구호가 아닌 금융시스템 수호 및 위기 대응 실효성을 기준으로 한 원점 재검토 △이전이 국가 경제에 미칠 비용·편익 분석 결과의 투명한 공개 △청년 직원들에게 주거와 경력의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노조는 "금융안전망은 위기가 닥쳤을 때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조직"이라며 "평시의 행정 논리로 위기 상황에 필요한 기관을 사방으로 흩어 놓는다면 그 파멸적인 대가는 결국 정부가 아닌 5000만 예금자와 금융소비자가 온전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대 노조는 금융노조와의 연대 및 내달 4일 예정된 총파업에도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우 위원장은 "다른 금융 공공기관과의 연대 가능성을 부정하지는 않겠다"며 "총파업 관련 연대 요청이 오면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사·감독 기능은 서울에 잔류하고 일부 인원만 지방으로 이전하는 절충안에는 "양보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노조가 공동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출처=이해선 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4/552778-MxRVZOo/20260824143053650afgi.jpg)
Copyright © E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