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까지 분석… 위고비·마운자로 모조품도 잡아내

정지연 기자 2026. 8. 2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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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직구 확산과 신종 물품 등장으로 관세분석 영역이 마약을 넘어 식품·생활화학제품·불법 의약품 등 국민 일상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곽재석 중앙관세분석소장은 "해외 직구와 신종 물품이 늘면서 관세분석의 역할도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영역까지 넓어지고 있다"며 "위해물품에 적극 대응해 국민에게 닿기 전 관세국경에서 차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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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 중앙관세분석소 르포
올해 완구·학용품 152종 분석
중금속 4000배 초과 확인 성과
연구 전담인력 없는 환경에서도
각국 기법 전수 등 세계가 인정
24일 경남 진주 중앙관세분석소에서 분석관이 수입 물품의 성분을 확인하기 위한 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 관세청 중앙관세분석소 제공

진주=정지연 기자

해외 직구 확산과 신종 물품 등장으로 관세분석 영역이 마약을 넘어 식품·생활화학제품·불법 의약품 등 국민 일상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과거 수입품의 세율을 정하기 위한 품목 분류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외관이나 신고 내용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유해성분까지 가려내야 하는 것이다. 이에 현장 분석관들이 다뤄야 할 영역도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찾은 경남 진주 중앙관세분석소에서는 쏟아지는 해외 직구 물품 중 위해성분을 가려내기 위한 분석 작업이 한창이었다. 분석관들은 식품과 생활화학제품 등을 각종 분석 장비에 올려 실제 성분을 확인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위고비·마운자로 등 인기 비만치료제의 모조·유사 제품처럼 이전에는 접하기 어려웠던 물품까지 분석 대상에 오르고 있다.

중앙관세분석소는 일선 세관에서 자체 판단하기 어려운 물품을 넘겨받아 정밀분석하는 관세청 전문기관이다. 신종·복합제품처럼 기존 분석법만으로 성분이나 품목을 가려내기 어려운 물품이 주로 의뢰된다. 해외 플랫폼에서 위해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직접 구매해 살펴보는 기획분석도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해외 직구 완구·학용품 등 152종을 분석해 일부 제품에서 가소제가 기준치의 최대 304배, 중금속이 최대 4000배 초과한 것을 확인했다. 최근 인기를 끈 ‘라부부’ 캐릭터 키링에서는 가소제가 기준치의 344배를 넘은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물품을 실제로 분석하는 실무자는 17명이다. 중앙관세분석소 전체 인원은 행정·시설관리 등을 포함해 약 39명이고 분석 관련 공업직은 29명이다. 각 분석부서도 과장급 관리자를 포함해 7∼8명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처음 접하는 물품일수록 분석 과정은 복잡하다. 기존 수입품은 축적된 매뉴얼을 활용할 수 있지만 신종 물질은 관련 논문과 해외 자료를 찾아 분석 방법과 장비부터 정해야 하고, 내부 장비만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우면 다른 연구기관의 장비도 활용한다. 중앙관세분석소 관계자는 “아는 물품은 여러 건이 들어와도 처리할 수 있지만 모르는 물품 한 건은 어떻게 풀어야 할지 처음부터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 수요가 늘고 있지만 중앙관세분석소에는 별도 연구 전담 인력이 없다. 기존 실무자들이 통상적인 물품 분석과 분석기법 개선·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관세분석 조직 내 연구파트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연구조직을 따로 두면 당장의 분석 물량 처리와 별도로 신종 물질 분석법 개발과 기존 분석기법 고도화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게 분석소의 설명이다.

열악한 여건이지만 분석 역량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중앙관세분석소는 2018년 세계관세기구(WCO) 지역관세분석소(RCL)로 지정돼 각국 관세 당국 직원에게 분석기법을 전수하고 있다. 개발도상국 관세 당국 직원을 진주로 초청해 장기간 분석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분석실 구축을 추진하는 국가에는 시설과 장비 구성 등을 자문하고 있다. 2023년에는 탄자니아를 찾아 관세분석소 설립·운영을 지원했고, 지난해에는 필리핀의 분석실 구축 지원을 위해 현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곽재석 중앙관세분석소장은 “해외 직구와 신종 물품이 늘면서 관세분석의 역할도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영역까지 넓어지고 있다”며 “위해물품에 적극 대응해 국민에게 닿기 전 관세국경에서 차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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