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10조 vs SK하이닉스 40조… 주가 희비 갈린 까닭 왜?
자사주 즉시 소각 선택한 SK하이닉스는 수급 유입에 강세
삼성, 3분기 30조 원 배당 후 잔여안 내년 결정… 시장은 아쉬움
전문가 "주가 반응 차이는 기업 여건 반영… 현금창출력 평가해야"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인 110조 원에 달하는 주주환원책을 발표했으나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나타냈다.
4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확정한 SK하이닉스가 발표 이후 주가 상승세를 이어간 모습과 대비를 이룬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40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6% 안팎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지난 21일 장 마감 후 발표된 주주환원책이 애프터마켓에서 약세를 끌어낸 데 이어 정규장에서도 여파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단순 환원 액수만 보면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2배 이상 크지만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 같은 온도 차는 환원 총액보다 당장 주당 가치에 미치는 직관적 영향과 실행 시점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40조 원을 투입해 시장에서 주식을 직접 사들인 뒤 발행주식의 3.3%를 전량 소각하기로 정했다.
향후 잉여현금흐름(FCF) 환원 비율도 5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혀 주가 상승 기대를 높였다.
반면 삼성전자는 110조 원 중 3분기에 약 30조 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먼저 진행하고, 나머지 환원 방식은 내년 1월 경영실적 확정 후 결정하기로 미뤘다.
시장 참가자들은 주당 가치를 즉각 끌어올리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의 구체적 규모와 실행 시기를 기다렸으나, 삼성전자가 이를 확정하지 않으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도 비슷한 진단이 나온다.
이영곤 토스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의 주주환원 정책 모두 긍정적인 변화라 평가하면서도, 단기 수급 측면에서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앞세운 SK하이닉스가 더욱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시장에서 직접 주식을 매수하므로 매입 기간 실제 매수 수요를 창출한다. 매입한 주식을 소각할 경우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 자체가 줄어들어 배당보다 주가 수급에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한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기대한 투자자에게는 이번 결정이 다소 아쉬울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110조 원에 이르는 현금을 환원할 수 있다는 점은 견고한 현금창출력을 증명하는 대목이므로 부정적으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아울러 두 기업의 차이는 주주환원 의지의 우열이 아닌 각자의 경영 환경에 맞춘 선택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투자 경쟁 시대에는 단순한 투자 규모를 넘어 투자로 창출한 현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주주와 지속 공유하는지가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