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은 한우 대신 로봇입니다"… AI가 깬 명절선물 공식

나경연 2026. 8. 2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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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과 사무실을 위협하던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이 한우와 굴비가 점령했던 한가위 선물 카탈로그 최상단 자리를 꿰차기 시작했다.

올해 추석 선물 시장에 300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이족보행 로봇부터 AI 바둑 기사, 스마트 반려견까지 속속 등장하면서 아날로그적이고 천편일률적이던 명절 선물의 공식이 완전히 깨지고 있다.

올해 추석 선물시장에 3000만원이 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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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사람 닮은 로봇·스마트 반려견 선보여
GS25, AI 감정인식·바둑로봇 눈길
유통업계, 비식품 앞세워 한가위 승부수
CU가 올해 추석을 앞두고 판매하고 있는 선물 세트 사진. [CU제공]


공장과 사무실을 위협하던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이 한우와 굴비가 점령했던 한가위 선물 카탈로그 최상단 자리를 꿰차기 시작했다.

올해 추석 선물 시장에 300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이족보행 로봇부터 AI 바둑 기사, 스마트 반려견까지 속속 등장하면서 아날로그적이고 천편일률적이던 명절 선물의 공식이 완전히 깨지고 있다.

뻔한 먹거리 대신 주는 이의 파격과 받는 이의 확고한 취향이 교차하며, 명절 선물 시장이 유례없는 '초개인화·초프리미엄' 격전지로 진화하고 있다.

올해 추석 선물시장에 3000만원이 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했다. 이외에 안마의자, 골드바, AI 바둑 로봇까지 다양한 선물이 출시되면서, 과일과 고기 중심이던 명절 선물세트의 공식이 깨지고 있다.

유통업계는 취향을 중시하는 소비 문화가 확산하는 현상에 맞춰 웰니스, 미식, 오락 등 선물 카테고리를 세분화하고 프리미엄 라인을 강화하는 등 추석 선물 대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과 백화점 등 유통 채널들은 다음달 25일 추석을 앞두고 취향과 실용성을 극대화한 이색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일제히 쏟아내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가장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편의점 업계다. CU는 최신 기술을 접목한 로봇 6종을 명절 선물로 내놓으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람처럼 두 발로 서서 움직이는 3100만원대 '휴머노이드 로봇'을 필두로, 399만원짜리 스마트 반려견 '로봇 개'와 AI 바둑 로봇 등 기존 명절 매대에서는 상상할 수 없던 하이테크 라인업을 구축했다.

GS25 역시 다가오는 추석 기획전을 통해 사용자의 감정을 인식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소셜로봇리쿠'와 AI 바둑 로봇 '센스로봇고'를 대표 상품으로 선보이며 로봇 선물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러한 유통가의 변화는 '초프리미엄'과 '세분화된 취향'을 좇는 최근의 소비 흐름과 맞닿아 있다. 실제 CU의 올해 설 명절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10만원 이상 고가 선물 매출은 전년 대비 39.2%나 급증했다. 순금바와 다이아몬드, 프리미엄 주류 등이 불티나게 팔린 것이다.

이에 발맞춰 각 유통사는 세대별 관심사를 정조준한 맞춤형 웰니스·취미 상품을 대거 확충했다.

GS25는 러닝족을 겨냥한 '가민 스마트워치'와 금 투자 열풍을 반영한 '안중근 의사 금메달', '이중섭 은지화 은메달' 등 이색 기획 상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CU 역시 안마의자와 리클라이너는 물론, 캐릭터를 좋아하는 키덜트족을 노린 포켓몬스터 굿즈 등 710종의 방대한 선택지를 마련했다.

전통적인 명절 먹거리의 아성이었던 백화점 업계도 비식품 카테고리를 대폭 늘리며 새로운 트렌드에 탑승했다.

현대백화점은 스웨덴 프리미엄 침대 브랜드 '헤스텐스'의 기능성 베개, 뱅앤올룹슨 무선 이어폰, 프랑스 크리스탈 브랜드 '바카라'의 식기 등 하이엔드 가전과 라이프스타일 소품으로 영역을 넓혔다.

롯데백화점은 한옥 호텔 브랜드 노스탤지어와 협업한 '북촌소주 스페셜 에디션'으로 K-럭셔리 수요를 공략하며, 신세계백화점은 '윤해운대 갈비', '김수사 간장게장' 등 줄 서서 먹는 검증된 맛집 메뉴를 그대로 선물세트로 옮겨와 차별화를 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실패 확률이 낮은 한우나 과일 세트가 명절 선물의 모범 답안이었다면, 최근에는 받는 사람의 취미와 라이프스타일까지 섬세하게 고려해 상품을 고르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며 "명절 선물의 영역이 단순 식품을 넘어 첨단 가전, 뷰티, 웰니스 등으로 무한 확장하는 추세는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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