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뛴 美·日·유럽 장기금리…한국도 주식·채권·대출에 연결된 '금리 전염' [쓸만한 이슈]

서윤경 2026. 8.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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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경제 국가들의 채권시장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각국의 대표적인 장기금리인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30년 만기 등 초장기 국채금리는 이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 나라에서만 벌어진 현상이라면 그 나라의 재정이나 통화정책 문제로 설명할 수 있지만, 세계 최대 채권시장인 미국부터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까지 주요 경제 국가들의 10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가 동시에 뛰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시장도 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요국 장기 국채금리의 동반 상승이 한국과 무관한 '해외 채권시장 뉴스'로 끝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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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0년물 2007년 이후 최고 기록하더니…日 10년물 30년 만 최고
獨·佛·英 유럽도 장기금리 동반 상승…IMF 기간 프리미엄 확대 경고
전문가 "한국도 동조…美 성장주 조정에 삼전닉스 영향·금리도 압박"
지난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채권 매도세가 확산하면서 선진국 전반에서 정부와 기업, 가계의 차입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2024년 5월28일 미국 뉴욕에서 시민들이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을 지나는 모습. /사진=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주요 경제 국가들의 채권시장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각국의 대표적인 장기금리인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30년 만기 등 초장기 국채금리는 이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고 일본 10년물은 30여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독일과 프랑스, 영국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한 나라에서만 벌어진 현상이라면 그 나라의 재정이나 통화정책 문제로 설명할 수 있지만, 세계 최대 채권시장인 미국부터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까지 주요 경제 국가들의 10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가 동시에 뛰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시장도 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美만 아니다…치솟는 전 세계 채권금리
30년 만기 미국 국채 시장 수익률./출처=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최근 글로벌 채권 매도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미국 30년물이다.

미국 재무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3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장중 5.33%를 넘어 2007년 이후 약 19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10년물도 4.7%를 웃돌았다.

다음 날 미 재무부가 장기국채 바이백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한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미국 시간으로 20일 미국 10년물은 다시 4.71%, 30년물은 5.25% 수준까지 상승했다.

일본에서는 10년물 국채금리가 지난 18일 2.945%까지 올라 1996년 이후 약 3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1일에도 2.8%대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유럽에서도 독일 연방은행, 영국 영란은행 등의 자료를 보면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독일 10년물은 3.2%를 넘어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프랑스 장기금리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보기 어려웠던 수준에 도달했다. 영국 10년물은 지난 18일 5.176%까지 상승했다.

30년물을 비롯한 초장기물의 움직임은 더욱 두드러진다. 20일 기준 미국 30년물은 약 5.2%, 영국은 5.8%, 독일은 3.8%에 가까운 수준까지 상승했다.

왜 동시에 오르나…IMF가 지목한 '기간 프리미엄'

각 나라가 처한 사정은 다르다.

미국은 막대한 재정적자와 40조 달러를 넘어선 국가부채, 일본은 통화정책 정상화와 높은 정부부채, 프랑스와 영국은 재정건전성 우려를 각각 안고 있다. 독일도 국방과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국채 공급 증가라는 변화를 맞고 있다.

이유와 사정은 다르지만, 공통점도 있다. 장기간 돈을 빌려주는 데 투자자가 요구하는 보상이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이다. 투자자가 만기가 긴 채권을 오래 보유하면서 장기간 돈을 묶어두는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추가 보상이 기간 프리미엄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GFSR)에서 이미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당시 IMF가 주목한 대상도 미국과 함께 유로존, 영국, 일본을 묶은 G4였다. 이들의 10년물 국채금리와 '30년물-10년물 금리차'를 함께 분석​해 늘어나는 국채 공급이 수익률 곡선을 가파르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앙은행 등이 보유하던 국채 비중이 줄고 시장가격에 민감한 민간 투자자가 더 많은 국채를 떠안게 되면 투자자는 그 대가로 더 높은 기간 프리미엄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고도 했다.

최근에는 장기자금을 필요로 하는 주체도 늘었다. 정부는 복지와 국방, 산업정책 등을 위해 국채 발행을 확대하고 있고 글로벌 기술기업들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망 투자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여기에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과 고유가가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까지 키우고 있다.

한국에 어떻게 오나…'주식→장기금리→대출' 세 갈래

/그래픽=챗GPT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한국 장기금리가 해외 금리와 함께 움직인다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2018년 '조사통계월보' 12월호에 실린 '국내외 장기금리의 동조화 원인 및 시사점'을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장기금리가 미국 뿐 아니라 독일 등 유럽 선진국 금리와 높은 동조성을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과 한국의 연결성이 더 강해졌다는 연구도 내놨다. 한국은행이 지난 1월 발표한 '미국-한국 금리 동조화와 통화정책 파급에 대한 시사점'에서다.

주요국 장기금리 동반 상승이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의 진단도 나왔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1일 파이낸셜뉴스와의 통화에서 "선진국 채권들이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고 국내 역시 금리가 굉장히 많이 올라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가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통화정책 기대라기보다는 채권의 기간 프리미엄이 올라가는 상황이다. 미국의 기간 프리미엄이 다른 나라 장기국채 기간 프리미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상당히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짚은 건 미국의 성장주와 함께 한국의 주식시장이다.

강 선임연구위원 "최근 목도할 수 있었던 게 미국의 채권금리 장기물 인상과 함께 미국의 성장주가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는 점"이라며 "성장주는 미래에 예상되는 기대수익을 현재 기준으로 할인해야 하는데 장기금리가 오른다는 건 미래 수익의 현재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기술주와 밀접하게 움직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리에도 변화를 예상했다.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 금융시장의 금리 기준선 자체가 올라가면서 은행채와 회사채에도 상승 압력이 전달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은행채 금리는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등의 준거금리로 활용되고 있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5년물 은행채 금리가 올라가면 가계대출 고정금리의 레퍼런스 레이트가 은행채라 대출금리도 영향을 받는다"며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무관하게 선행적으로 금융여건이 타이트해지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국 장기 국채금리의 동반 상승이 한국과 무관한 '해외 채권시장 뉴스'로 끝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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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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